리노스 매각 탄력·실트론 흑전…한숨돌린 KTB PE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2017.03.21 04:30
글자크기

리노스, 복수 후보와 매각 협의하며 4월중 윤곽 전망…SK 가져간 실트론 턴어라운드에 부담 덜어

KTB프라이빗에쿼티(이하 KTB PE)가 1년 넘게 끌어온 리노스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KTB PE가 엑시트(투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어온 실트론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전체 펀드운용에도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리노스 매각과 관련해 최근 복수 후보자와 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을 내걸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수 의사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자 한 곳과 단독입찰로 갈지, 복수의 후보와 경쟁입찰을 진행할지를 고심 중이다.



리노스 매각 탄력·실트론 흑전…한숨돌린 KTB PE


업계에선 국내 중견 IT(정보통신) 기업이 리노스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내비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달 리노스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리노스는 무선통신솔루션을 비롯한 IT사업과 패션가방 브랜드 '키플링' 등 유통 사업을 하는 회사다. 지난해 화장품 유통회사 에스유알코리아를 인수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002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 순이익은 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수익성이 악화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자기자본은 690억원, 부채비율은 52.1%로 재무건정성은 뛰어나다.

KTB PE는 'KoFC KTB프런티어챔프2010의 3호 펀드'를 통해 SPC(특수목적회사) 스페스유한회사를 설립하고 2011년 6월 리노스 지분 30.32%(1091만2475주)를 377억원에 샀다. 인수 당시 한 주당 가격은 3460원이다. 4년 뒤인 2015년부터 리노스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KoFC KTB프런티어챔프2010의 3호 펀드에 정책금융공사가 출자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인수 후보의 자금조달 계획이나 경영진 신뢰 등도 주요 고려대상이다.


KTB PE는 그동안 리노스 매각을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하다 여의치 않자 지난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했는데 이 같은 전략 변화가 유효했다는 평가다.

KTB PE는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 성공한데다 올해 리노스 매각까지 성공할 경우 잇따라 엑시트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LG실트론의 경우 SK가 인수하면서 변화를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 LG실트론이 203억원의 영업이익과 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가 확실해진 점도 KTB PE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요인이다. 더구나 앞으로 반도체 산업 호황이 이어질 경우 SK 품에 안긴 실트론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다만 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SK 측에서 잔여지분 49%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할 경우 경영권 없는 잔여지분을 인수할 다른 후보자를 찾는 작업이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KTB PE 관계자는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 극적으로 성공하며 부담을 덜은데다 지난해 실트론이 턴어라운드 하면서 쫓기듯 매각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주요 투자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가치 향상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매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