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중국계車 볼보, 한국서 역풍 맞을까?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3.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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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차 인수한 볼보 中 공장 추가...국내 기부 '제로', 모터쇼도 '국내 대신 中으로'

볼보코리아 이윤모 대표/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볼보코리아 이윤모 대표/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중국 자본에 인수된 볼보(Volo)가 국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 영향권에 들 지 주목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에 맞선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도 고조되고 있어서다.

◇中지리차로 인수된 볼보..'스웨디시 럭셔리' 강조=원래 스웨덴에서 설립된 볼보는 미국 포드에 인수됐다가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Geely)로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 볼보는 스웨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독립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곤 하지만 엄연히 최대주주는 차이나 머니(지리차)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정서가 존재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스웨디시 럭셔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부각시켜왔다.



이런 전략 아래서 볼보차코리아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5206대를 국내에 판매했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165.6% 성장했다고 볼보차는 알렸다.

지난해부터는 플래그십 세단 'S90'과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XC90'도 잇따라 선보이며 프리미엄화 전략을 꾀했다. 국내에서 고공 행진하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영토를 뺏어오겠다는 복안이다.

올 들어서는 볼보 고성능 브랜드 '폴스타'에 이어 더 뉴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를 내놓는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그러나 사드 갈등 이슈가 장기화할 경우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계속 경제문제로 비화할 경우 전반적인 국내 진출 중국계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원조 중국산' SUV '켄보 600'이 한국으로 처음 수출되며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내세워 관심을 모았지만, 사드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온라인 등에서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었다.

◇볼보 中공장 가동.."국내엔 아직 안들어오지만"=볼보 생산 기지의 중국행이 이어지며 지리차 그룹과의 '물리·화학적 결합'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볼보와 지리차는 중국 저장성에 건설 중인 신공장을 공동 이용한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방한한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S90은 스웨덴과 중국 공장 모두에서 생산된다"고 강조했다. 볼보차코리아는 중국산에 대한 한국 소비자 인식을 고려한 듯 "국내 판매 S90은 '메이드 인 스웨덴'"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무엘손 CEO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볼보 차도 절반은 중국, 절반은 스웨덴에서 생산되는데 품질의 차이가 없다"고 여운을 남기면서 중장기적으로 어떤 식으로 글로벌 전략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볼보 플래그십세단 '더 뉴 S90'/사진=볼보코리아볼보 플래그십세단 '더 뉴 S90'/사진=볼보코리아
◇2009년부터 기부금 '0'..모터쇼도 '국내 대신 中'= 그간 한국 시장에서 볼보의 '재투자'나 '사회적 역할'도 그들이 경쟁자로 삼고 있는 브랜드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다.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의 기부금은 각각 20억5489억원, 18억원(BMW코리아미래재단 포함시 40억원)이다. 특히 BMW의 경우 인천에 드라이빙센터를 만들고, 미래재단을 설립하며 현지친화적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반해 볼보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기부금 항목이 '제로(0)'다. 매번 볼보차 고위 관계자는 방한할 때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되풀이한다. 그러나 프리미엄 지향 브랜드로서 현지 시장에서의 사회적 책임은 그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독일계 두 프리미엄 브랜드가 꾸준히 서울·부산 등 국내 모터쇼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과 는 달리 볼보는 불참한다. 대륙별로 1곳, 즉 중국 모터쇼에 참가하는 정책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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