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국립 병원 '까예따노 예레디아'와 인근 의료 취약 지역의 모자보건센터 간 원격 협진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제공=유신씨앤씨
한국의 원격 의료 기술 덕분이다. 국내 원격의료시스템이 중남미 국가에 최초로 진출했다. 페루에서도 원격의료시스템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까예따노 병원과 리마 외곽 지역 모자보건센터 3개소 간 원격 협진 사업'(이하 페루 사업)을 통해서다. 2015년 대통령 순방 길에 페루 국립 병원인 까예따노와 가천대길병원이 원격 의료 분야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여기에 따른 사업이다.
유신씨앤씨는 페루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제품을 페루로 공수, 까예따노와 모자보건센터 3개소에 원료의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업체 측은 "법무부, 지자체 등에서 이미 사용 중인 시스템이었다"며 "페루 설치를 위해 스페인어 버전으로 리뉴얼하고 현지 의료진의 요구 사항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유신씨앤씨는 가천대길병원 원격의료상황실에도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까예따노 병원과 모자보건센터 간 원격 협진에 가천대길병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우수한 의료진이 엑스레이 등 PACS(팩스,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영상을 판독하는 데 도와주기도 한다. 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서로 다른 나라에 있는 의사들이 머리를 맞대는 셈이다.
페루 측에선 지난 1월부터 원격 진료 및 협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까예따노 병원은 원격 진료 건수를 매달 유신씨앤씨로 보내오고 있다. 유신씨앤씨에 따르면 페루 시범 사업은 원래 종료 시점이 지난해 12월이었다. 하지만 페루 측에서 원격 협진 지역을 늘리는 데 무게를 두면서 사업 기간이 오는 5월까지로 연장됐다. 아마존강 유역의 의료 취약 지역에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해 보자는 협의도 진행 중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유신씨앤씨 관계자는 "페루 현지뿐 아니라 칠레, 브라질 등 인근 중남미 국가로 비즈니스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페루는 중남미 수출의 첫발을 디딘 곳으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페루 사업을 지원했다. 복지부는 페루뿐 아니라 필리핀 중국 등에서도 원격 의료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 ICT(정보통신기술)가 전 세계에서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