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 2년 만에 15배 이익 올린 비법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17.04.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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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인터뷰] 40대 직장인의 비트코인 투자 후기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계와 산업계, 정계와 학계 등의 관심 있는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2015년 3월 비트코인에 187만원 투자해서 지금은 3000만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경기 동탄에 위치한 운수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A씨(49)는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15배 이상의 이익을 거뒀다. 회사원 A씨가 비트코인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주로 주식투자를 했으나 별 재미를 못 보던 A씨는 어느 날 뉴스를 통해 비트코인을 알고 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015년 처음 비트코인 거래소에 가입했을 당시 1비트코인(BTC)의 시세는 25만~31만원 사이였다. 이 당시 187만원을 투자해 1BTC당 29만원씩 6BTC 정도를 구입했다.



장기투자가 목적이었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단타에도 참여했다. 비트코인 거래는 공매도도 가능해 가격이 떨어질 때도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 사이 여러 차례 급격한 가격 변동에 손해도 봤지만 비트코인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비트코인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계속 투자를 해왔다.

그는 "지금은 얼마를 버느냐보다 비트코인 수를 늘리는 게 더 중요하다"며 비트코인의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투자를 하기 전 먼저 해야 할 것은?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려면 먼저 비트코인 미래에 대한 확신부터 가져야 합니다."

A씨가 비트코인 투자에 성공한 이유는 본인의 투자감각도 있었지만 투자를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1BTC 가격은 2010년 1달러도 채 되지 않았지만 2014년 초 1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200달러까지 급락했으나 다시 꾸준히 시세가 올라 올해 1250달러 이상 치솟았다. 현재는 비트코인이 2개로 갈라진다는 하드포크(Hard Fork) 이슈로 11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에 투자를 결정할 때 현재 시세 차익보다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내 결제수단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도권 내에서 법정통화나 그에 준하는 통화대체물로 인정된다면 지금의 단기적인 시세 변동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가격이 100만원이든 200만원이든 10년 후 미래가치 상승을 예상한다면 당장의 가격보다는 얼마나 많이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A씨는 "10년 후 비트코인 가격이 5000만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에 넘쳐 얘기했다.

◇비트코인 투자를 위해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

A씨는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하면서 경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트코인의 시세가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그렉시트,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 세계 각국의 정치 상황과 화폐개혁이나 환율 등 경제요소, 그리고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등 거시적 측면에 영향받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A씨는 해외 비트코인 거래소나 연구소 등에서 나오는 자료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를 느끼고 이를 위해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그는 비트코인 투자뿐 아니라 세계경제 흐름에 제법 빠삭한 지식을 뽐냈다.

또한 그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거절이 났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승인 확률이 25%에 불과하다는 예측이 있었고 설령 승인이 안돼도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ETF 승인이 호재일 수는 있어도 거절이 악재일 수는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비트코인 투자의 불안 요소

A씨는 "비트코인에 대한 불안 요소는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각국의 규제"라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 일본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통화를 공식 결제수단으로 인정했고 2013년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키오스크’라고 불리는 ATM기가 최초로 설치됐다. 현재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트코인은 거래되고 유통된다.

그러나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규제도 덩달아 강화하고 있어 각국의 법규 등이 정비돼야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태국은 비트코인 거래소가 법적 허가를 받아야 하고 중국 인민은행은 비트코인이 탈세·외화반출 등 범죄 수단으로 사용되는 문제에 대해 거래소에 강력히 경고했다.

또한 A씨는 "비트코인 거래소 횡령·해킹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2014년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일본 ‘마운트곡스’(Mt.Gox)는 횡령·해킹문제로 파산했으며 지난해 홍콩 '비트피넥스'(Bitfinex) 거래소에서는 해킹이 발생해 11만9756BTC를 도난당했다.

A씨는 “이런 불안감으로 3~4군데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분산투자하고 있다”며 “거래소 횡령·해킹에 대한 예방과 원금회수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비트코인 거래소가 자율적인 보안시스템 강화 등으로 해결 중이나 횡령·해킹 등이 발생해 거래소 문을 닫게 되면 이에 대한 보상책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A씨가 바라보는 비트코인 전망

“비트코인시장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8년 이후입니다.”

A씨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는 경제 혼돈의 시대라고 전망했다. 각국의 금리·환율 문제, 브렉시트, 스코틀랜드 독립, 화폐 개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비트코인이 세계 화폐로서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나 오버슈팅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하반기 이후 실질적 가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투자가 늘어나고 각국의 규제가 정비돼야 비로소 비트코인 가치가 안정되고 시장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A씨는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퇴직금이나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30년 미래를 미리 산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즐거움이 있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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