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 확산 "소매체인점 한글표기 없애라"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지영호 기자 2017.03.09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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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스등 소매체인점 한글 홍보문구 삭제 조치...화장품·마스크팩등 中企 제품 판매위축 우려

서울 여의도 IFC몰의 왓슨스 매장 서울 여의도 IFC몰의 왓슨스 매장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빌미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강화하는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내 드러그스토어와 편의점 등 소매체인점에 한글표기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소매체인점은 중소기업 제품의 주요 판매채널이란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8일 중국 현지 유통업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왓슨스’(Watsons) 등 소매체인점들에 한글 홍보문구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유통업체 관계자는 "각 매장에서 한글표기 또는 한국 제품임을 알 수 있는 홍보문구를 모두 삭제하라는 조치가 내려왔다"며 "사실상 한국제품 별도 코너를 없애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롯데마트 39곳 점포에 영업정지를 내리는 등 대기업 중심의 사드보복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화장품 등 중소기업 제품까지 겨냥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왓슨스 등 소매체인점은 한국산 마스크팩, 보디용품 등 20~30대가 즐겨 찾는 주요 판매창구다. 이번 조치는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를 억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려 자연스레 소비를 줄이겠다는 것.



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소매점에는 대기업보다 중소 화장품업체 제품이 많이 진출했다"며 "온라인 쇼핑몰과 소매점 판매창구가 모두 막히면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에 마스크팩을 수출하는 A사는 평상시 50만~60만장이던 재고물량이 500만장까지 쌓였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던 역직구 물량과 수출 통로였던 ‘보따리상’의 발길이 끊겨서다. 월 18억원 수주하던 마스크팩 매출은 최근 2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또다른 업계관계자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는 소매체인점들이 한국제품을 아예 주요 매대에서 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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