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텔레콤 홈IoT사업부 소속 이준범 매니저, 박준석 팀장, 정우식 매니저, 조수환 매니저(사진 왼쪽부터) /사진제공=SK텔레콤
여느 건설사 직원의 하루가 아니다. SK텔레콤 IoT사업부문 홈사업본부 팀원들의 일과다. 건설사 직원도 아닌 이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건설사와 아파트 신축현장을 찾아 나서는 이유는 ‘집(home)’ 때문이다. 단순한 집이 아닌 ‘스마트(smart) 홈’이다. 스마트 홈이란, 인간과 기계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환경에 적합한 미래형 집을 말한다.
스마트홈 계의 ‘네이버’가 되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사내에서 ‘스마트홈 전도사’라는 특명을 맡은 SK텔레콤 홈에코 사업팀 4인방(박준석 팀장, 정우식·조수환·이준범 매니저)이다. 스마트홈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에 시작해 전국 10만 가구에 스마트홈 플랫폼을 전파하기까지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통해 스마트홈의 미래 모습을 그려봤다.
“처음에는 우리 플랫폼에 엮을 수 있는 가전업체들을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특정 브랜드 가전기기 하나하나에 접근하는 식으로 어느 세월에 스마트홈을 만들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 이용자 100명보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장착한 10가구를 모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접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우리의 목표도 단순히 디바이스 몇 개를 묶는 서비스가 아니었고요. 우리나라 주거형태의 80%에 육박하는 아파트를 공략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좀 더 빨리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했죠.”(박준석 팀장)
“홈 네트워크사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와 경쟁 관계죠. 생각을 새롭게 해보기로 했어요. 우리와 손을 잡자고 제안했습니다. 배관, 배선, 네트워크 등은 기존대로 홈네트워크사가 담당하고 우리는 여기에 서비스를 얹혀서 가자고 했습니다. 결과요? 현대통신, 코콤, 코맥스 등 국내 3대 홈네크워크업체들이 우리의 의견에 동참했습니다. 건설사들은 이들이 하겠다고 하는데 당연히 말릴 이유가 없었죠.” (조수환 매니저)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생태계 구상도 /제공=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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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건설사 대표를 만나 말문이 막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가 ‘SK텔레콤이 가입자 28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짓는 아파트는 전 국민이 사는 곳이오’라고 말하는 순간이었어요. 순간 머리가 멍해졌어요. 우리의 접근 방식이 실제 주택시장을 만드는 건설업계가 바라보는 관점과 괴리가 크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어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간에도 열려 있어야 하겠구나란 생각도 들었고요. 어느 한 업종에 종속되는 관계가 아니라 건설사와 홈네트워크, 스마트홈 서비스사업자와 기기 제조사 등이 모두 협업하는 구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이용자들이 누리는 혜택도 커질 수밖에 없고요.” (이준범 매니저)
◇집은 빅데이터가 모인 또 하나의 ‘포털’=SK텔레콤의 홈IoT 전략은 일단 순항 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0만 세대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한양건설, 동문건설 등의 아파트에 홈IoT를 공급한다. 대한민국 가구원 수를 평균 2.3명으로 계산했을 때 약 23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셈이다. 올해 목표는 20만 세대에 홈IoT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들이 그리는 스마트홈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홈은 개인들의 빅데이터가 구축된 일종의 포털과 같은 개념으로 갈 것 같아요. 우리가 포털 사이트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서비스를 누리는 것과 같은 활동을 집에서도 하게 되는 것이죠. 깨알 같은 서비스들이 연결되면 그 편리함은 포털을 능가하겠죠. 인공지능(AI)은 물론이고 기존 오프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누렸던 무수한 서비스들을 집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어요. SK텔레콤의 목표는 스마트홈 시장의 ‘네이버’가 되자는 것입니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처럼 한국인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으로 스마트홈 생태계의 선두를 지켜낼 겁니다. 머잖아 집이 먼저 말 거는 세상이 올 겁니다.”(정우식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