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중국, '사드보복' VS '기업사냥'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7.03.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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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결정이후에도 나노캠텍·판타지오·서화정보통신등 공격적 M&A 잇따라

 3일 중국 랴오님성 선양 롯데백화점 앞에서 중국인 10여 명이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을 대접하고 승냥이·이리가 오면 사냥총을 준비한다’,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웨이보 캡처) 2017.3.3/뉴스1  3일 중국 랴오님성 선양 롯데백화점 앞에서 중국인 10여 명이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을 대접하고 승냥이·이리가 오면 사냥총을 준비한다’,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웨이보 캡처) 2017.3.3/뉴스1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을 빌미로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와 반한(反韓) 감정을 키우고 있는 중국이 한편에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사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화정보통신 (9,710원 ▼720 -6.90%)은 지난 3일 최대주주인 에스제이엠홀딩스 외 1인이 보유지분 27.8%(317만 2271주)를 스카이윈즈테크놀로지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격은 총 226억4600만원으로 주당 인수가액은 7139원이다.



인수자인 스카이윈즈테크놀로지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법인으로, 홍콩 소재의 스카이문 인터렉티브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100% 자회사다.

2014년 설립된 스카이문 그룹은 중국 모바일 게임 투자 및 퍼블리셔다. 2015년 드라마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든 '화천골'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상장을 추진 중인 스카이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상장사 인수를 추진해왔다. 국내외 기업 M&A(인수합병)를 통해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중국 JC그룹 계열인 골드파이낸스코리아가 서강준, 김성균의 소속사 판타지오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JC그룹은 지난 1월에 서울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고 중국 장자제에 한류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도 선포했다.

나노캠텍도 사드 배치가 결정된 뒤인 지난해 10월 최대주주가 중국계인 클래시컬 레전드 인터내셔널 리미티드 외 5인으로 변경됐다. 후난위성TV 출신인 쑨전쿤 대표가 중국 드라마와 예능 시장을 노린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국내 상장사를 인수한 중국 기업들은 인수자금을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이나 한국 법인 또는 해외에서 조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직접 투자가 어려워지자 우회적인 방법으로 국내 기업사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M&A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으로 투자가 사실상 금지돼 스카이문이 해외 보유자금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높지만 서둘러 인수한 것도 사드 배치 영향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국내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지만 인수 후 성과는 신통치 않다. 인수를 한 뒤 2년 만에 철수한 사례도 있다. 2015년 5월 중국 모바일 게임회사가 이너스텍을 인수한 뒤 사명을 변경한 로코조이는 적자를 지속하다 2017년 1월 최대주주가 에비에이바이오로직스로 바뀌어 바이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에 투자하기 위해 상장사 인수를 원하고 있지만, 게임의 흥행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예단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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