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는 후원금 이사회 의결…삼성 이어 SK 동참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김성은 기자, 임동욱 기자, 최석환 기자 2017.02.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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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후원금 투명성 강화나서…삼성전자·SK텔레콤·SK하이닉스 안건 통과, 재계 확산될듯

10억 넘는 후원금 이사회 의결…삼성 이어 SK 동참


재계가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정경유착의 고리가 됐던 후원금 집행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자정 노력에 나섰다.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가 1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낼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의무화한데 이어 SK (160,500원 ▼1,500 -0.93%)그룹도 동참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후원금 집행시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운영 중이며, LG (77,100원 ▼700 -0.90%)그룹도 기부금의 투명성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10억원이 넘는 기부·출연·후원금을 낼 경우 이사회 의결을 의무적으로 거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에 삼성전자는 기부금에 한해 자기자본의 0.5%(약 6800억원) 이상 (특수관계인은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사회에서 결정했었다.



아울러 이사회에서 결정한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기로 했다. 분기별로 발간하는 사업보고서와 매년 발행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게재할 예정이다.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한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심의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심의회의'는 △법무를 비롯해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부서 팀장이 참여하며 매주 한 번씩 모여 심사를 진행한다. 1000만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이 심의 대상이고 심의회에서 지원이 결정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과정이 이어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삼성전자에 이어 SK그룹도 후원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 (50,800원 ▼200 -0.39%)은 지난 24일, 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는 지난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10억원이 넘는 후원금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의무화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에는 후원금 중에서 경영상 중요 사항에 대해서만 이사회 의결을 거쳤던 것에서 한층 강화된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사회를 개최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외에도 모든 계열사로 확산될 분위기"라며 "후원금 집행의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사회 의결은 거치지만 모든 후원금에 대해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건수가 많기 때문에 모든 후원금에 대해 외부로 공개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LG그룹은 후원금에 대해 이사회가 주관하는 부분은 없지만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그룹 관계자는 "향후 기부금과 출연금 등에 대해 투명성과 합리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관련 국내외사례 등을 살펴보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 (241,000원 ▼8,000 -3.21%)기아차 (113,900원 ▼5,700 -4.77%)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후원금을 집행할 경우 보고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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