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르게 돈이 필요하다면…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02.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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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기존 빚을 갚은데 빚을 지는 P2P금융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50대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 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가족 모르게 돈이 필요하다면…


# 취업준비생 나정보씨는 최근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먹다가 옆 테이블 손님들과 시비가 붙어 급기야 주먹질이 오가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나씨도 술김에 주먹질을 했고 결국 경찰서에 끌려갔다. 경찰은 고소·고발까지 가지 않도록 원만히 합의하라고 유도했지만 시비가 붙은 상대방의 이가 부러지는 바람에 나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300만원을 요구했다.

집에 알리기 싶지 않은 나씨는 어떻게든 혼자서 돈을 마련해 보고자 했으나 취업준비생인 그로선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싶지 않았다. 결국 카드론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하려고 알아보다가 인터넷에서 P2P(개인간 거래) 업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출금리가 절반 수준이었다.



P2P 대출 서비스가 스마트한 '빚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20% 이상의 고금리 이자를 내야 하는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야만 했던 대출자들에게 P2P 대출 서비스가 제시하는 10% 안팎의 중금리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다가 중금리 P2P 대출로 갈아타는 대출자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개인신용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P2P금융 렌딧이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7개월 간의 대출 고객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체 대출 고객 중 43%에 해당하는 고객이 대환대출(기존 대출을 갚는 것) 용도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에서 갈아타는 경우가 57.3%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18.8%, 캐피탈 16.7%, 대부업 5.6%, 보험 1.5% 등이 뒤를 이었다. 대환대출의 목적은 금리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

대환대출 고객이 대환 전 부담하던 평균금리는 20.1%로, 일부는 30%가 넘는 고금리를 내고 있던 고객도 존재한다. 렌딧을 통해 기존 대출을 대환하며 제공 받은 평균 금리는 11%로 알려졌다. 평균 9%포인트 가까운 금리인하 효과가 발생한 것.

실제 대환대출 목적으로 렌딧을 이용한 고객들은 지난해 1인당 연 평균 67만원의 이자비용을 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빚을 내서 빚을 줄이는 재테크를 뜻하는 '빚테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신용등급 외에 업체가 가진 고유한 자체 신용 평가시스템으로 대출이자가 결정되고 예대마진이 아닌 수수료 수익이 기반이 되는 P2P금융업체 모델의 특성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P2P업체들도 자체 신용평가를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대출을 실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만 이용하면 빚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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