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386'이 '舊386' 밀어낸 안희정캠프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7.02.2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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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실무형 조직 지향…여택수·서갑원 등 실무 손떼고 캠프에서 거리둬

'新386'이 '舊386' 밀어낸 안희정캠프


'안희정캠프'는 철저한 실무형 조직을 지향한다. 그러다보니 안희정 충남지사와 오랜 세월 함께해왔던 '86세대'의 고참들이 거꾸로 30~40대의 새파란 실무진들의 지시를 따르는 일이 적지 않다. 안희정 캠프에서는 "'386세대'가 '신(新) 386세대'에게 밀렸다"는 얘기가 ‘농반진반’처럼 나온다. 안희정 캠프의 '신 386세대'란 1980년대 출생으로 6차 교육과정을 받은 30대다. 기존 '386세대'와 약 20년 차이가 나는 정치권의 새로운 세대다.

안희정 캠프 총괄 부본부장으로 합류한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이 좋은 예다. 이 부본부장은 1982년생으로 총괄 본부장인 윤태영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이 대학에 입학했을 때 태어난 30대 신인 정치인이다. 윤 본부장이 전체 방향과 메시지를 결정하며 캠프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다면 30대의 이 부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캠프를 끌어간다.



역시 1982년생의 신형철 비서관은 후보의 그림을 그려가는 숨은 실세다. 캠프가 꾸려지기 전부터 오랫동안 안 지사와 호흡을 맞춰왔고 일정과 기획을 주도한다.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청년정치교육분과위원장은 '희정크루'라는 20~30대 지지자 모임을 만드는 등 독특한 아이디어로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에 기여했다. 그도 1983년생의 30대다. 캠프 후원회장 1호인 이세돌 9단도 1983년생이다. 캠프 전면에 등장하는 얼굴을 1980년대생의 30대로 포진시킨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상대적으로 안 지사와 같은 세대인 '구(舊) 386세대'들은 캠프에서 한발 떨어져 있다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고려대 85학번)이 캠프 실무에서 손을 뗀 것이 상징적이다. 여 전 행정관은 안 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학생운동 시절부터 동지 관계를 유지해왔고 2000년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였던 '금강팀' 원년 멤버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충남도청 소회의실서 열린 아르바이트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나누고 있다. 2017.2.6/뉴스1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충남도청 소회의실서 열린 아르바이트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나누고 있다. 2017.2.6/뉴스1
안 지사의 자문그룹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쯤 여 전 행정관이 전체 총괄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안다"면서 "대선에 임하면서 보다 새롭고 다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역시 '금강팀' 멤버인 서갑원 전 의원(국민대 81)도 캠프에서 공식 직함 없이 안 지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안 지사의 또다른 핵심 측근인 윤원철 전 청와대 행정관(충남대 88)을 비롯해 황이수 전 행사기획비서관(서울대 83), 이정민 전 청와대 행정관(고려대 86), 장훈 전 청와대 행정관(서강대 88) 등 참여정부 당시 대거 정치권에 진출했던 '386세대'들은 캠프에서 전면 등장하는 것을 꺼리며 30대 실무진들에게 앞자리를 내주고 있다.


안희정 캠프가 기존 '386세대' 대신 30대 실무진의 '신 386세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대교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문 전 대표 측에 비해 젊은 인물 경쟁력을 캠프 인사들을 통해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 눈에 '386'하면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며 "안 지사나 386세대들이 참여정부 때 실무진으로 활동한 것이 30대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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