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기관 분담금에 금융사 등골 '휘청', 보험사 최대 연 350억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7.02.21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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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유관기관 분담금만도 대형사 기준 연간 350억..적자내는 소형사도 최소 100억 넘어 '부담'

대형 보험사의 경우 매년 금융감독원과 유관기관에 내는 분담금만 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내는 예금보험료도 약 600억원 수준이다. 유관기관 분담금과 예보료만 연간 1000억원에 가깝다. 분담금이 금융회사의 경쟁력에 부담이 될 정도로 무거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관기관 분담금에 금융사 등골 '휘청', 보험사 최대 연 350억


금융회사가 내는 분담금은 업권별로 부과 기준과 유관기관에 따라 차이가 크다. 보험사는 금감원과 유관기관에 분담금을. 예보로 예금보험료를 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에는 회사별 총부채 금액, 보험료 수입에 비례해 대형사 기준 연간 60억원 가량을 분담한다. 금감원이 통상임금 충당금을 감안해 올해 분담금을 늘려 편성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금감원에 내는 분담금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보험사가 분담금을 내야 하는 유관기관은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한국회계기준원 등이며 수입보험료와 자산 비례로 분담한다. 대형사 기준으로 유관기관에 납부하는 분담금은 연간 약 300억원에 달한다.



예보에 내는 예보료는 책임준비금과 수입보험료에 비례해 보험요율 등을 곱해 정해지고 여기에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특별기여금도 더해진다. 대형사 기준 연간 약 600억원 정도를 부담한다.

예보료를 제외하더라도 대형 보험사가 매년 내는 분담금은 350억~360억원 수준이다. 소형사는 대형사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최소 연간 100억원을 상회한다. 일부 소형사는 매년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유관기관에만 연간 100억원대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보험권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업권도 분담금 부담이 크다 보니 매년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보험권보다 분담금 부담이 큰 은행권은 2015년에 진웅섭 금감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의 간담회에서는 금감원에 내는 감독분담금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외국계 은행들은 감독분담금을 줄여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은 2014년 이후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분담금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감독분담금은 금감원 전체 수입 중 7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유관기관이 적고 예보에 내는 예보료가 없어 대형사 기준으로 부담하는 분담금이 매년 20억~3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집적회로(IC)카드 단말기 교체 지원 분담금 등 별도의 분담금이 많아 원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업계를 위해 일하는 유관기관과 감독업무를 하는 금감원에 분담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경우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매년 인상하면서 일방적으로 인상분만 뭉뚱그려 통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도 “최근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이 시급해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 더 부담스럽다”며 “분담금은 올라가는데 금융권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다 보니 ‘돈을 내면서 혼나는 곳은 금융회사 밖에 없을 것’이란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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