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코스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삼성전자가 선방하며 2080선에서 마감했다. 지난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5.5포인트(0.27%) 오른 2080.58로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째 2060~2080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교착상태가 굳어지는 흐름이다.
◇한·미 증시 디커플링 계속될까=미국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대규모 감세안에 대한 기대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2100선을 눈 앞에 두고 혼조세를 보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는 중립 수준의 주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부정적인 외국인 수급과 국내외 정책 모멘텀 약화, 높은 환율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교착상태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시장은 당분간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화장품 등 낙폭과대 내수주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기민감주의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하되 내수주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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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의사록·삼성전자 주가 '주목'=22일에는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발표된다. 최근 옐런 의장의 연설에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의사록이 연방준비제도 내부의 입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봤다.
미국 선물 금리에 반영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14일 34%에서 15일 44%로 10%포인트 높아졌다. 5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61.4%로 상승해 5월 전에는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거란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금리인상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경기 개선을 반영하고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한미 금리차 확대 가능성이 스트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도 초점이 쏠릴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알려진 17일에도 삼성전자는 0.42% 하락에 그쳤다. 외국인이 1만8000여주를 순매도했지만 매도 규모가 크다고 보기 어려웠고 2만400주의 자사주 매입이 이를 흡수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한 측면이 컸다.
다만 이번주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중단될 경우 주가는 하방경직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자사주 매입은 기간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잠시 중단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고 총수의 구속을 의식해 삼성 측에서 자사주 매입을 멈출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