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충격 진정되자 자금 회귀 "인도·인니·한국 채권 매력적"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7.02.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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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충격 진정되자 자금 회귀 "인도·인니·한국 채권 매력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시장 충격이 진정되자 아시아시장에 다시 투자자금이 모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에버딘 자산운용이 인도, 안도네시아, 한국 채권을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동성 낮아지자 아시아로 자금 돌아와=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이 기준 금리까지 인상하자 아시아 채권은 금리 동반 상승(채권 가격 하락), 현지 통화 약세(달러 강세)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그러나 시장이 점차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이 아시아를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아비바인베스터 싱가포르 법인의 마리 니콜라 투자 전략가는 "비록 많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아시아 시장의) 변동성은 굉장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한 인도네시아 채권을 선호하고 있으며, 인도 채권도 주목하고 있다"며 "인도 루피는 트럼프 정책 영향을 덜 받아 다른 통화에 비해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라지 세스 블랙록 아시아 크레딧 채권운용총괄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빠져나갔던 자금들이 반작용으로 아시아로 유입되고 있다"며 "이러한 자금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 변화 우려에 자금들이 너무 선제적으로 반응했다"며 "몇가지 무역 조약들이 재협상에 들어가겠지만, 무역 거래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블랙록의 운용자산은 총 5조1000억달러다.



◇인도네시아, 위도도의 개혁 주목=특히 동남아시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개혁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도도 대통령은 관료주의 타파와 세금 감면을 통한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다. 항구·도로·철도 건설 등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5%대인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을 임기 말인 2019년까지 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에버딘 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의 롱 린진 매니저는 "이런 개혁들이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고 재정수지균형과 경상수지를 흐트러뜨릴 정도로 과격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에버딘 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374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채는 최근 3개월간 3.3%의 수익을 내면서 아시아에서 성과가 가장 좋았다.

블랙록도 아시아에서 인도 다음으로 인도네시아 채권이 가장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니라지 세스 블랙록 아시아 크레딧 채권운용총괄은 또 한국 단기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달러는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니콜라 전략가는 "올해 미국은 3번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ECB(유럽중앙은행)가 여전히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BOJ(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지 않는다면 각국 금리차가 여전히 달러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대부분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종료 단계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통화량을 축소하기 시작했고 필리핀, 말레이시아도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세스 운용총괄은 "말레이시아의 정책은 올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경기 부양을 위해 계속 확장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6차례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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