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北 소행 확인되면 북·중 관계 변수될 듯"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2017.02.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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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암살 확인되면 북·중관계 긴장될 듯… 북핵 문제 당사국간 관계도 복잡해져

김정남 피살, "北 소행 확인되면 북·중 관계 변수될 듯"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북·중 관계가 더욱 긴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김정남은 대표적인 친중파로 그의 피살로 베이징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김정남이 중국 측에 북한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왔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남은 1995년부터 베이징에 머물다가 2007년부터 마카오로 옮겨 2011년까지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랜 기간 중국 영토에서 살았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김정남에게 일정 편익을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김정남의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이 북한에서 처형 당했을 때 베이징이 분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택은 대표적인 친중파로 중국과 북한을 잇는 중요한 연락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2013년 그를 처형하자 중국은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장성택에 이어 김정남까지 북한 최고위층을 간파할 중요한 매개를 잃게 된 셈이다.



김정남 피살은 북한 정권이 무너졌을 때 쓸 수 있는 중국의 카드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있다. 둬웨이는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만약 김정은 정권이 무너진다면 김정남이 중국의 예비 카드가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날 "김정남이 북한에 의해 암살 당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 사건은 평양-베이징 관계를 더 긴장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피살이 미국의 북핵 문제 해결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그러나 이 사건으로 북·중 관계가 긴장된다면 북핵 해결을 위한 당사국들 관계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김정남이 오래전 마카오를 떠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생활했다는 것은 중국이 기대하던 역할론은 ‘용도 폐기’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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