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강자' 보해양조, 주인 바뀐 뒤 첫 적자전환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2017.0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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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양조, 작년 영업손실 60억..수도권 공략 매진에 '마케팅비용↑, 안방 흔들'

'지역강자' 보해양조, 주인 바뀐 뒤 첫 적자전환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지역소주 기업 보해양조 (481원 ▼1 -0.21%)가 2011년 창해에탄올 (9,020원 ▼100 -1.10%)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다.

탄산주 '부라더#소다' 등을 앞세워 수도권 주류시장 공략에 집중한 결과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며 실적 악화가 초래됐다. 안방인 호남에서 부진한 점도 영업손실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지난해 매출액 1155억원,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7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보해양조가 2011년 9월 주정업체인 창해에탄올에 인수된 뒤 연간 기준으로 첫 영업손실이다. 보해양조 창립자 고 임광행 회장의 차남인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은 2011년 형인 임건우 회장 등이 경영한 보해양조가 보해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어려움을 겪자 회사를 인수했다.



보해양조는 인수 이듬해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80억~9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지난해는 이러한 실적을 이어가지 못했다. 분기별 실적도 1~4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도입 여파도 있지만, 판매관리비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자회사 '님과함께'를 지난해 3월 출범시킨 것 등이 판매관리비를 높였을 뿐 아니라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확대한 게 악영향을 미쳤다. 보해양조는 2015년 11월 임 회장의 딸인 '오너가 3세' 임지선 대표가 취임한 이후 광고 등 공격적 마케팅을 앞세워 수도권 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걸그룹 '걸스데이'를 기용한 신제품 '술탄오브콜라酒(주)' 등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수도권 공략의 선봉 격인 '탄산주 부라더#소다'는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등과의 경쟁에서 뒤졌다. 임 대표가 2014년 전무 시절 내놓은 저도 소주 '아홉시반'은 수도권 공략에 실패하며 올해 상반기 중 시장 철수가 결정됐다.

이밖에 보해양조가 수도권 공략에 집중하는 동안 광주·전남에서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주력 제품 '잎새주' 등 소주 판매 실적도 부진했다. 보해양조 소주는 호남권에 주로 유통되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 내수 소주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1.7% 감소한 482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등 전국구 소주업체가 보해양조의 안방을 공략한 게 영향을 미쳤다.

보해양조는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그간 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했던 시장 분석력과 수출 확대 등으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보해양조는 부라더#소다 등 수도권 공략의 가능성을 보여준 신제품 개발을 이어가는 한편, 미국과 동남아 지역 등에 수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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