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로 연 2%대 수익률 올린 '전단채'로 개인자금 밀물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7.02.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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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금성 높고 수익 양호 개인투자자 관심 커져…펀드보다 랩이 수익률 높아

단타로 연 2%대 수익률 올린 '전단채'로 개인자금 밀물


회사원 백진욱씨(가명)는 최근 전자단기사채(전단채)에 2000만원을 투자했다. 평소 투자와 거리가 먼 백씨였지만 무이자에 가까운 은행 통장에 여윳돈을 묵혀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전단채 투자는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연 2% 중·후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수시입출금 등 단기투자도 가능해 거액자산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부동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판매를 시작한 총 4개 전단채펀드의 설정액은 4722억원이다. 그동안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펀드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회사채 및 만기가 짧은 단기채에 투자하는 펀드란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가 판매·운영하는 랩어카운트(개인자산관리계좌)를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더 커진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5월부터 전단채랩인 '신한명품 스마트전단채 랩'을 내놓고 누적 5250억원을 판매했다. 이처럼 기관에 이은 개인투자자의 합세로 전단채 발행액이 지난해 전년대비 3.8% 늘어난 1033조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전자발행을 통해 위·변조 위험을 줄인 만기 1년 미만 단기채를 일컫는 전단채는 만기가 짧은 채권만 편입하므로 환금성이 뛰어나다. 또 우량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안정성을 높이면서 연 2~3%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시입출금 통장인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수익률이 1% 초반인 점을 비교하면 경쟁력이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선 영업점이나 거액자산가를 상대하는 PB(프라이빗뱅킹)들이 단기 투자금이나 일상적인 여윳돈을 대상으로 전단채랩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며 "만기도래시 3개월씩 재연장해 투자하면 상황에 따라 투자금을 현금화하는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수익률은 전단채랩이 앞선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년 수익률 기준 'KTB전단채(채권)C-C'는 1.79%, '하나UBS파워e단기채(채권)C'는 1.65%를 거두고 있다. '한국투자e단기채(채권)(C)' 6개월 수익률은 0.64%로 연환산 1.28%를 기록 중이다. 반면 '신한명품 스마트전단채 랩'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2.25%(보수 차감 전)로 연환산 3.13%에 달하는 고수익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전단채랩은 3개월 동안 환매가 불가능해 99%를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전단채펀드는 투자자의 인출에 대비해 펀드 자산의 5~10% 가량을 현금으로 보유할 수밖에 없어 전단채랩에 비해 수익률이 다소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단채랩은 신용도 A2 이상 기업어음(CP)과 우량 단기채에 투자하고 채권의 잔존만기를 펀드 만기와 유사한 3~6개월 수준으로 맞춰 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시에도 만기 보유를 통해 손실을 만회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탄 탓에 투자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악화 됐다"며 "다만 최근 금리 하락으로 평가이익이 늘어나 연 2%초반대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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