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車 1대 팔아 남긴 돈 72만원…100만원 깨졌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7.02.06 04:40
글자크기

5년 동안 판매량 80만대 늘었으나 대당 수익은 반토막...국내 공장 파업과 신흥국 환율이 원인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자동차를 1대 팔아 72만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연간 판매 400만대 시대를 연 이래 대당 수익이 10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전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5년간(2011~2016년) 연간 자동차 판매는 약 80만대 늘었으나 이익률은 반대로 떨어졌다. 국내 공장 파업과 내수 부진, 신흥국 환율 약세가 발목을 잡았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47,000원 ▲1,000 +0.41%)의 지난해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2.3% 하락한 3조4810억원이다. 이를 전체 판매대수(485만8000대)로 나눈 1대당 영업이익은 72만원.

현대차는 2011년 대당 수익 168만원을 기록하며 높은 이익률을 자랑했으나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탔다. 이듬해인 2012년 152만원을 기록한 후 △2013년 136만원 △2014년 117만원 △2015년 104만원을 기록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대당 영업이익이 96만원가량 떨어졌다. 많이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은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차량 2대를 팔아 남긴 돈이 2011년 1대를 판 것보다 적다.

현대차, 작년 車 1대 팔아 남긴 돈 72만원…100만원 깨졌다


현대차의 대당 수익이 크게 떨어진 것은 판매량과 반비례하는 영업이익 때문이다. 판매량은 지난 5년간 80만대가량 늘었으나 같은 기간 자동차부문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형 성장에만 신경쓰면서 이익률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익의 급감은 이익 기여도가 높은 국내 공장 파업의 영향이 크다. 파업장기화로 지난해 3분기 국내공장 가동률은 70% 아래로 떨어졌다. 가동률은 낮아졌지만 생산설비 유지 등을 위한 고정비는 계속 지출돼 원가율은 더 높아졌다. 지난해 원가율은 81.1%로 5년 전보다 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은 1.3%를 기록했다. 1531만원짜리 차를 팔아 20만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 원가율이 높았던 3분기에 생산된 차량들이 2~3개월 늦게 판매되면서 4분기(대당 수익 60만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시장에서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는 5년 전과 비교해 원화 대비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돈을 벌어도 원화로 환산되는 수익이 크게 줄었다.



업계는 올해 수익성이 지난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본다. 내수에서 주력 차종 중 고가에 속하는 ‘그랜저’의 신차효과가 기대돼서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 1월에만 9414대가 팔렸다.

이와 함께 신흥국 환율이 최근 강세를 유지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유가 강세로 브라질과 러시아 법인의 가동률 개선과 환율 강세가 겹치며 해외 수익성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도이치뱅크는 최근 현대차 리포트에서 올해 중국시장이 수익성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쿨트 생거 연구원은 “가장 큰 관심사는 시장 성장률의 두배에 달하는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에서의 수익성”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9.5%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