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주의 그림 보따리 풀기] 밥그릇

머니투데이 김혜주 화가 2017.02.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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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밥그릇

편집자주 그림을 토해낸다는 것은 혼자만의 배설이 아닌 소통하는 일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옷 보따리, 책 보따리와 화구 보따리를 싸서 서울로 가출했던 그 어느 날. 이제 그때 쌌던 옷 보따리와 책 보따리와 화구 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독자들도 그 보따리를 함께 풀고 그 안에 무엇이 들었나 함께 보길 바란다.

[김혜주의 그림 보따리 풀기] 밥그릇


생명을 유지해 주는 밥.
밥그릇을 위해 회사에서 사냥을 하고 가족에게로 돌아와 밥그릇을 수북이 채운다.
그러므로 그래서 그렇기에 신성하다.
밥그릇을 뒤엎으면 무덤 형태다. 공교롭지 않은가?
사피엔스만이 죽어서도 쓸 수 없을 만치의 밥을 위해 양심도 팔고 강탈을 일삼는다.
죽어선 고작 큰 밥그릇 같은 한 평 남짓한 무덤에 누일 것을....

[김혜주의 그림 보따리 풀기]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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