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反이민정책으로 시장 불안감 증폭…과도한 반응 자제 주문도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7.01.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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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으로 시장 불안감이 급격히 증폭됐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며 애써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른바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30일(현지시간) 하룻동안 무려 12%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4일 연속 하락세에서 반전된 것으로 일일 상승폭으론 작년 11월 3일 이후 최고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직전 급등했던 VIX는 최근들어 다소 잠잠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24일엔 11.4를 가리키며 1월 평균인 12.2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우려가 씻겨나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이라크, 이란, 리비아, 예멘, 수단, 소말리아 등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 이상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트럼프의 소위 '고립주의'가 시작됐다는 진단 때문이다.



맨디 쉬 크레딧스위스 뉴욕지사의 파생상품 전략가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법인세 인하와 같은 긍정적 요인들이 완전히 가격에 반영된 상태에서 시장이 무역전쟁의 리스크를 계산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는 "앞으로 100일간 더 많은 정책들이 명확해질 것이고 이는 세제개편과 인프라 투자 확대, 이민 및 무역 등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닉 콜라스 컨버젝스 시장 전략가도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 계획에 대한 세부사항을 원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앞서 마켓워치는 "VIX가 증시 수익률과 음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VIX의 잠잠함은 시장에 곧 큰 충격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날의 증시 급락을 투자자들의 과도한 반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엠파이어익스큐션의 피터 코스타 사장은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반이민정책을) 약간 값비싸게 매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가 2만선을 돌파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미 매도세로 돌아선 상태였다며 이런 기류가 일시적으로 강해졌던 것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파, 밀러 앤드 워싱턴의 마이클 파 사장도 "시장의 반응은 잠시 딸꾹질을 한 것일 뿐이지 (분위기가) 완전히 전환된 건 아니다"면서 "월가와 투자자들이 너무 크게 놀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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