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이민 정책은 안돼" 美 IT기업 수장 한목소리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이보라 기자 2017.01.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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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CEO "해외 체류 중동 7개국 직원 조속히 귀국하라"…트럼프 자문역 테슬라·우버 CEO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미국 이민자들 /사진=블룸버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미국 이민자들 /사진=블룸버그


미국 정보통신(IT)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반대에 선봉으로 나섰다. 인력 중 상당수가 중동과 인도, 중국 등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여행과 출장으로 미국을 떠난 중동 7개국 출신 구글 미국 본사 직원들에게 조속히 귀국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피해 직원을 돕는 게 우선이라며 언제든 글로벌 안보팀에 연락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행정명령에 서명해 테러와 관련된 이라크와 이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90일간 일시 금지했다. 7개국 국민이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의 국적도 가진 이중국적자도 90일 동안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불허했다.

피차이 CEO는 인도 출신으로 행정명령의 직접적인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미국의 다원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최소 187명의 구글 직원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구글 직원과 가족들에게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이번 행정명령에 화가 난다"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EO인 래리 페이지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벌어진 행정명령 반대시위에 참여해 "나도 이민자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피차이와 함께 인도 출신 IT 기업인을 대표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우리는 이민법이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시민들 보호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합법적인 이민자와 법을 준수하는 시민은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 또한 이민자이자 CEO로서 그들이 기업과 미국에 끼친 긍정적 영향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IT 자문역인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CEO도 반기를 들었다.


머스크는 "이번 행정 조치는 미국의 도전정신에 어긋난다. 이번 조치에 악영향을 받는 대다수는 오히려 미국의 강력한 지지자들이며, 그들은 이런 대접을 받을 수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캘러닉도 "우버 택시 운전자 '수천 명'에게 해를 입힐 수 있어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경제자문단 회의에서 직접 대통령에게 이 같은 우려를 전했다"며 "향후 3개월 동안 미국에 재입국하지 못하는 우버 운전사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보상과 법적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페이스북에 "우리는 이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하지만 실제로 (미국에)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에 집중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애플은 이민이 회사와 미국의 미래에 미치는 중요성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며 "(반이민 정책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페이스북에 "(반이민 정책이)전 세계 넷플릭스 직원을 해치고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자유와 기회라는 미국인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모두 손을 맞잡을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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