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속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1.24 16:21
글자크기
[내일의전략]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속설


요즘 증권맨들이 자조 섞인 어조로 말하는 우스갯소리 하나. "역시 투자는 닥치고 부동산, 주식은? 삼성전자야!"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 업종 주가가 벌써 50%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겨우 5% 올랐다. 주도주인 IT와 일부 경기민감주를 제외하면 오히려 하락한 종목이 더 많은 '극과 극'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23포인트(0.01%) 내린 2065.76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2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9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3조6000억원에 그쳐 거래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 주가가 이미 50%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전망하긴 쉽지 않다"며 "이에 따라 코스피의 상승 여력도 과대평가할 수 없어, 향후에는 좀더 냉정한 시장 전략이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되면 코스피는 안 된다=여의도 증권가에는 '삼성전자 블랙홀 효과'에 대한 속설이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때는 시장의 수급을 모두 빨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종목 주가가 부진하고, 따라서 코스피 지수도 상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속설에는 근거가 있다. 코스피 대세 상승기였던 1986년~1989년이나 2004년~2007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1980년대 이래 삼성전자의 다섯 차례에 걸친 주가 상승기는 코스피 상승기가 아니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급등세에도 코스피는 부진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우울한 사실은 삼성전자가 사실은 코스피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끌어올린 코스피 지수만 100포인트에 육박한다. 이 말은 즉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종목은 오히려 하락했고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체감지수는 1950이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은택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출주가 높은 성장이 예상되면 그냥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맞다"며 "역대 코스피가 랠리를 펼쳤던 시기에 그 상승세를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나 현대차가 이끌었던 적은 없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사라고? 너무 올랐는데…=결국 삼성전자가 가는 장세에선 삼성전자를 사는 것이 정답이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라도 너무 올랐다. 2011년 이후 주식시장에 들어온 신참 투자자라면 삼성전자가 이렇게 급등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봤을 터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250만원'을 외치고 있지만 200만원에 육박한 가격은 주문을 내기엔 손 떨리는 수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그래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금이 그렇다고 한다. 바로 '사상 최고로 안전한 스마트폰'이 될 갤럭시S8이 출격 대기 중이어서다.

게다가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했으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도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8이 출시되는 2분기부터 스마트폰 이익은 탄력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양호한 실적과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