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전시 작가들 "여성비하 의도 아냐…금지를 금지하라"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7.01.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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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더러운 잠'은 현정권 금기에 대한 도전 메시지…전시 본질은 표현의 자유와 풍자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 '더러운 잠'의 이구영 작가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곧, 바이! 展'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에서 보수단체의 그림 훼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 '더러운 잠'의 이구영 작가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곧, 바이! 展'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에서 보수단체의 그림 훼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누드 풍자 그림’으로 논란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금지를 금지하라”며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 '곧, 바이! 展' 참여 작가 3명은 24일 오후 전시장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적인 이유로 작가의 예술창작 자유가 훼손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표 의원실 측 연락을 받고 의원회관에 도착한 작가들은 흰 천 위에 붉은색과 검은색 물감으로 “전시 탄압 중단하라”라는 문구를 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우리의 작품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왜 분개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민주당은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있는가”라며 “예술가들의 창작전을 후원한 표 의원을 희생량으로 삼지 마라”고 말했다. 해당 풍자 작품을 그린 이구영 작가는 표 의원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윤리심의원 회부 결정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표 의원이 전시에 앞서 미리 작품을 확인한 바 없다”고 했다.



이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여성 비하의 의미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작가는 “이 그림의 핵심은 금기에 대한 도전이며 권력자들의 추한 민낯을 드러낸다는 ‘누드’ 작품이라는 것”이라며 “그것을 대통령의 얼굴로 표현한 것 뿐, 여성 폄하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여러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해당 그림을 전시장에서 떼어내고 액자를 부수는 등 훼손한 데 대해서는 “정당한 전시가 폭력적 수단에 의해 훼손됐으니 배상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작가들과 함께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 작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진해서 현장에 전시된 작품을 전부 철거했으며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문화공간 벙커1에서 전시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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