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현대重 전단채에 5000억 몰려...초저금리에 '완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1.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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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임종철 디자이너 그림=임종철 디자이너


2000억원 규모 현대중공업 전자단기사채(전단채)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완판됐다. 초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슈퍼리치 자금이 몰리며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일 3개월 만기 현대중공업 전단채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실시했는데 1000억원 모집에 5000억원이 몰리며 1000억원이 조기 완판됐다.



신한은행(600억원)과 한국투자증권(400억원)도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문의가 쇄도하며 이틀 만에 채권이 동났다.

현대중공업 전자단기사채는 A20 등급 전단채 중에서 안정성이 높은 데다 만기가 3개월로 짧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발행 금리는 3.27%로 판매사 금리는 2.8%에서 3% 초반까지 다양했다.



때문에 1인당 최저 가입금액이 1억원이었지만 고액자산가의 청약이 몰리며 조기 마감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예약 판매를 하려 했지만 수요가 넘치는 바람에 지역본부별로 물량을 할당해 당일 판매했다"며 "만기가 짧은 데다 3%대 수준의 금리를 주는 상품이라는 점이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전단채 투자를 고려하던 한 개인 투자자는 "현대중공업 재무 상황이 어렵다고 들었지만 3개월 안에 회사가 망할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 서로 가입하겠다 해 시중 유동자금이 넘치는 요즘 상황이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투자자 관심이 폭주한 만큼 증권사들은 물량을 추가 확보하려는 의사가 있지만 추가 발행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올해 68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추가 발행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하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조선해양 부문 신규 수주 급감과 수주잔고 부진으로 중장기적 사업 안정성이 저해되고 있다"며 "영업 실적 부진과 운전자금 부진으로 수익구조 및 현금흐름 개선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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