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유럽 19개 나라의 공동통화인 유로화는 좀 다릅니다. 유로화 자체는 달러나 파운드, 엔화 등에 대해 자유롭게 변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19개 유로존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환율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셈이죠. 경기도와 서울의 차이처럼 독일이든 그리스이든 환율은 1대1 한 치의 변동도 없습니다.
환율이 이렇게 일정하면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거의 없으니 무역거래가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이웃 나라들도 유로존과 똑같이 돈을 마구 풀어야 했습니다. 유로화를 대거 사들이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늘렸습니다. 자국통화 가치를 끌어 내리고 유로화를 끌어 올려서 환율을 거의 고정 상태로 유지하는 방어 전략인 것이죠.
문제는 이렇게 해서 많은 돈이 풀리다 보니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됐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아주 아찔하죠? 주택시장 거품도 부풀어 올랐습니다. 중앙은행은 너무 많은 유로화 자산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이 유로화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그 부담은 모두 국민 몫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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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체코에서는 고정환율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뛰고 있어 중앙은행이 더 이상 ‘따라서 돈 풀기’를 못 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만약 체코 중앙은행이 돈 풀기와 유로화 사들이기를 멈추면 어떻게 될까요? 체코의 코루나화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급등할 수 있습니다. 코루나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뚝 떨어지는 것이죠.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스위스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체코 외환시장에는 코루나 가치가 급등할 것임을 노린 투기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더 많은 돈을 풀어 유로화를 사들여야 합니다.
고정환율제는 매우 큰 이점이 있지만, 이처럼 큰 비용과 위험성을 감수해야만 하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자유변동환율제로 바꾼 겁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