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리플레이션’은 경기가 회복되어감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또는 그렇게 되도록 이끄는 경제정책을 뜻하기도 하죠. 그러한 흐름을 노리고 베팅을 한 결과가 금리와 달러의 급등세였습니다.
트럼프의 당선 이전에도 이미 전 세계 경제 모멘텀은 눈에 띄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일년 전에 비해 2.1% 올랐습니다. 상승률로는 2년반 만에 가장 높아졌습니다.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기름값이 최근 크게 오른 점, 미국의 집세가 계속 빠른 속도로 뛰고 있는 점 같은 ‘경기’와는 좀 성격이 다른 요소들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보통 물가의 기저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품목들의 흐름을 봅니다. 근원 물가상승률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집세’ 같은 주거비 항목도 엄청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이 집세의 상승률은 지난달 4.0%로 뛰어 올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탓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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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집세 같은 경직성 비용까지 제거해서 보아야 재량소비재에 대한 수요의 변동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겠죠. 그래서 에너지와 식품, 집세까지 뺀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을 뽑아 보았습니다. 이 물가의 상승률은 여전히 1.2%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물가의 기저흐름은 아직 ‘약하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경기가 제법 강하다면 에너지와 집세 같은 품목의 뜀박질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여타 기저 물가까지 폭넓게 파급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고 단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