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빈집' 8만가구 육박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7.01.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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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미만 새집 비율도 25%, 전월세난 젊은층 이탈여파

전월세난 속에서도 서울시내 빈집(공가)이 7만90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시연구원 인포그래픽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빈집은 7만9049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의 빈집은 1995년 3만9806가구에서 2005년 7만9800가구로 2배 이상 급증한 이후 10년간 7만9000가구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1만1764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대문구 7007가구, 강서구 5510가구, 강동구 5455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전체 빈집의 절반이 넘는 4만3302가구(54.8%)를 아파트가 차지했고 이어 다세대주택(2만7617가구), 연립주택(4899가구), 단독주택(2659가구) 등의 순이었다.

건축연수별로는 지은 지 25년 이상 된 주택이 2만7380가구(34.6%)로 가장 많았고 건축 5년이 지나지 않은 새 집도 2만가구(25.3%)에 달했다. 특히 건축 5년 이내 새 아파트 중 사람이 살지 않는 곳도 1만3172가구에 달했다.



자치구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자치구 중 빈집이 가장 많은 강남구의 경우 25년 이상 된 아파트가 전체 빈집의 28.0%(3289호)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빈집이 많은 서대문구는 건축 5년 이하 아파트 비중이 68.7%(4815호)에 달했다. 이같은 자치구별 차이는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강남구)과 신규 분양아파트 집중(서대문구)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월세난 속에서도 서울의 빈집이 줄지 않는 것은 전셋값 상승을 비롯한 서울의 높은 거주비용을 버티지 못하고 경기도 등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청년,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거듭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의 인구는 최근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서울의 인구는 993만616명으로 연말 기준으로 28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 100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해만 9만1565명이 서울을 떠났고 반대로 경기도는 19만4174명이 전입했다.


시는 전출에 따른 빈집 증가가 도시 슬럼화로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뉴타운 해제지역과 낙후지역을 대상으로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등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리모델링 임대사업이 활성화하도록 관련 통합 홈페이지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심 빈집을 리모델링해 청년층에게 셰어하우스로 제공하거나 뉴타운 해제지역의 방치된 주택을 맞춤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등 빈집 활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빈집 리모델링 임대사업이 주거난 해소와 청년인구 감소를 막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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