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년새 70% 올랐는데…그룹주펀드 수익률 고작 2%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01.13 17:30
글자크기

"그룹주 주가 부진+삼성전자 주식편입 제한규정" 이유…ETF 삼성전자 비중높아 유리

최근 1년간 삼성전자 (73,500원 0.00%)의 주가는 70%가까이 올랐지만 삼성그룹주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예금이자 수준을 겨우 면하는 2%에 그치며 투자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탓인데 삼성전자를 사들일 수 있는 편입비중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펀드수익률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삼성전자 급등했지만 나머지 그룹주는 부진=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들어 7.7%(12일 종가기준) 상승했다.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194만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1년 동안 68% 올랐다.



이에따라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도 기존에 비해 개선되긴 했지만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전날기준 삼성그룹주 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은 2.51%에 불과했다. 1년 성과는 2.43%로 마이너스는 탈피했지만 삼성전자 상승률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삼성전자 1년새 70% 올랐는데…그룹주펀드 수익률 고작 2%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 펀드의 성과가 부진한 이유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주들의 주가가 부진했던 영향을 들고 있다. 삼성그룹주 중 최근 1년 동안 삼성물산(-8.6%), 삼성화재(-11.6%), 삼성전기(-13.6%) 등이 10% 내외로 하락했다. 특히 삼성에스디에스의 경우 반토막수준인 43%가 급락하며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대장주이지만 펀드에 담을 수 있는 편입비중은 제한돼 있어 나머지 그룹주들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 80조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는 한 종목당 자산총액의 10%까지만 투자가 가능하고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시가총액 비중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실제로 11월초 기준 삼성그룹주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은 펀드가 당시 시총수준인 20% 내외를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 펀드 가운데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삼성그룹주 펀드 시리즈의 삼성전자 편입비중은 13% 수준으로 시총에 비해 7%포인트 가량이 낮았다.

이 펀드 시리즈는 1년 성과가 2%도 미치지 못해 삼성전자 주가 상승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올해 삼성전자 사상최대 이익이 기대되는 등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삼성그룹주펀드 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삼성전자 비중 높은 ETF는 고공행진= 반면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자본시장법 특례조항에 의해 자산총액의 30%까지 동일종목에 투자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펀드를 통해 삼성전자에 싶다면 일반 펀드보다는 ETF를 활용한 틈새전략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비중을 25% 이상 담은 삼성그룹주 ETF의 경우에는 일반펀드 대비 1년 수익률이 훨씬 좋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삼성그룹 ETF는 12.9%, 삼성자산운용의 KODEX삼성그룹주 ETF는 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50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OSPI50 ETF와 하나UBS자산운용의 KTOP 50 ETF의 경우 현재 삼성전자 투자비중이 각각 33%와 32%로 가장 높아 삼성전자 상승세를 가장 잘 추종할 수 있다. 동일종목 투자 한도 30%를 넘어서는 것은 삼성전자 주식 선물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ETF는 삼성그룹주를 추종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그룹주 부진에 따라 삼성전자의 이익이 상쇄되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대형주 강세장에 힘입어 두 ETF 모두 1년 수익률은 21%대로 삼성그룹주 ETF보다 더 우수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전략팀장은 "실제 삼성전자 편입비중은 28%이고 선물이 5% 정도"라며 "ETF 운용특례에 따라 30%까지 투자가 가능해 최근 삼성전자 상승에 따른 기초지수 추종을 위해 삼성전자 선물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