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반 전 총장은 이날 공항철도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가용이 아닌 공항철도를 이용한 이유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이 지하철을 탈 기회가 많지 않다"며 "서울에서 올 때마다 공식일정이 있고 사무총장에 준하는 경호를 하다보니 기회가 전혀 없다. 시민으로 돌아와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면 아무래도 다중이 활용하는 전철을 활용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공항철도로 이동하는 도중 편의점에 들러 산 생수를 꺼내며 "우리 사람들이 하도 환영을 하다보니까 목이 하도 말라서 저도 물을 하나 샀다"고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 공직자로서 이해 상충관계가 있어 정당에 가입한 일이 없는데 정치와 완전히 멀어져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제가 만난 사람들이 다 세계의 정치인들이다. 국제문제의 매크로·마이크로한(미시·거시적) 문제들을 다뤘다. 전세계 주민들이 어떻게 편안하게 풍요롭게 인권을 존중해가며 살 수 있나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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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의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처음엔 경찰하고 마찰이 생기나 우려섞인 눈으로 봤다"며 "백만명이 모였는데 경찰하고 시민의 불상사가 없었다. 성숙된 민주주의의 표현을 외국에서 부럽게 쳐다본다. 저는 사무총장하면서 은연중에 자랑스럽게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을 자신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전부 근거없는 의혹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박연차씨 건은 제가 언론중재위에 제소했고 결과를 보고 법적 조치를 할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나왔는지 난처하고 민망하고 당혹스럽고, 잘 모르는 국민들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국제무대와 현실정치가 다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벌써 느끼고 있다.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제가 (국내사정을) 세세하게는 모르겠지만 제가 전세계 일을 다 하고 있다. 언론인들도 제가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를 거다. 한국의 경제나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갖고 파악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치권 4개 정당 중 가장 맞닿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엔 "제가 오늘 도착했는데 언론을 통해 본 것 말고는 아는 게 없다"며 "국민들이 원하시는 게 어떤 건지 지향점은 제가 잘 아는데, 지향점을 지속하는 방법은 지금 말하긴 그렇다"고 즉답을 피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우려해 승용차를 이용하려 했으나 결국 시민들을 만나겠다며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뒤따라온 '반사모(반기문을사랑하는모임)'와 취재진들로 인해 객실이 혼잡을 빚으며 사실상 시민들과의 대화는 오가지 못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