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지하화 결국 '무산'…"사업성 없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1.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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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난해 타당성 검토 마쳐… 교통편익 없고 지상부지 활용도 낮아 안 하기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전경.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전경.


서울시가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18.9km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지상부지의 활용도가 낮고 사업성과 교통편익이 떨어져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하기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용역'을 완료한 결과 경제적 타당성(B/C)이 0.09로 매우 낮아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1 이상인 경우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 이는 현저히 낮은 수치다.



앞서 서울시는 2015년 3월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2호선 구간을 다니는 지상철이 내는 소음과 진동으로 민원이 많고, 철도 구조물로 인해 도시경관을 해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1975년 2호선 구상 당시 기술력 부족 등으로 일부 구간을 고가철도 방식으로 건설하기로 한 지 40년 만에 이뤄진 검토였다.

이후 서울시는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인 △한양대역~잠실역(8.02㎞) △신도림역~신림역(4.82㎞) △신답역~성수역(3.57㎞) △영등포구청역~합정역(2.5㎞) 등 총 13개역 18.9㎞ 구간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타당성 검토용역에 착수했고 지난해 11월 30일 검토를 마쳤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지하화 결국 '무산'…"사업성 없다"
검토 결과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돼 2호선 지하화 사업 추진은 결국 무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2호선 지상구간이 고가 형태나 하천 상부에 대부분 있기 때문에 지하로 넣는다고 해도 지상에 활용할 만한 토지가 안 나온다"며 "지하화에 드는 사업비가 4조 원이나 되는데 사업성이 떨어져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지하철 1호선 등 지상구간 철도는 지하화하면 지상을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또 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해도 기존 시설은 대부분 지상부에 고가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적 측면의 편익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현시점에선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사업이 어렵다고 보고 △철도시설의 내구연한 △철도시설 광역화·급행화 △지상구간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등 여건 변화를 보면서 중·장기적으로 다시 검토키로 했다. 다만 주민들이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을 대상으로 한 소음저감과 경관 개선, 교통·보행환경 개선 등 주민민원 저감대책은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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