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위기속 역대최다 '825만대' 베팅 속내는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1.02 11:31
글자크기

전년비 1.5%(12만대)↑‥鄭 회장 '정면 돌파' 의지…신차, 해외 신공장 가동이 자신감 원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241,500원 ▲4,500 +1.90%)그룹이 올해 극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판매 목표치를 내세웠다. 현대차 508만대, 기아차 317만대 등 총 825만대다. 지난 2년 연속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오히려 올해 목표치를 높게 잡았다. 내실 강화와 책임 경영을 통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거다.

구체적으로 △품질 경쟁력 유지 및 판매·서비스 혁신 △고급·친환경차의 경쟁력 강화 및 10개 차종 이상 신차 출시 △자율주행 등 연구개발 투자 지속 등의 전략을 통해 새로운 미래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녹아든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기아차 올해 목표 전년비 1.5%(12만대)↑=현대·기아차는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사업 목표를 825만대로 확정했다. 지난해 판매 목표(813만대) 대비 12만대(1.5%) 늘어난 규모다. 올해 예상 판매 대수 785만~790만대에 비해서는 4.4~5.0%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판매 목표치에 미달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목표치를 전년 대비 7만대 하향 조정했음에도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국내에서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고 △신흥국 경기 침체 △SUV 및 픽업 트럭 중심의 시장 확대 △불리한 환율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최근 세계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동차 산업 경쟁 심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는 중국 시장의 둔화와 미국, 유럽 시장의 정체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1.9%(9068만대)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무엇보다 현대차 창립 50주년이 되는 올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의 후퇴는 있을 수 없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사진제공=현대차그룹
◇'소형 SUV'·'고급차' 신규 라인업 확대=현대·기아차가 역대 최대 목표로 승부수를 띄운 자신감의 원천으로 공격적인 신차 전략과 해외 신(新)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꼽을 수 있다.

정 회장은 "고급차·친환경차 등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간 10개 차종 이상의 신차 출시를 통해 시장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차 출시 전략의 핵심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소형 SUV' 및 '고급차' 부문 신규 라인업 확대에 있다.


현대·기아차는 소형 SUV 신차를 국내를 비롯한 유럽 등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인도·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는 크레타·ix25·KX3 등 기존 소형 SUV를 활용하는 한편 선진 시장에서는 신형 차종으로 수요를 끌어 모은다는 복안이다. 특히 국내 공장에 소형 SUV 라인업을 추가함으로써 일감 증대 효과를 통해 국내 자동차 공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고급차 부문에서는 기아차가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콘셉트의 신차 CK(프로젝트명)를 내놓을 예정이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중형 럭셔리 세단 G70를 출시해 제네시스 라인업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아이오닉·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국가로 판매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사진제공=현대차그룹
◇충칭 등 해외 신공장 역할론, 신흥국 전망도 긍정적=해외 신공장 준공 및 가동률 확대도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 (241,500원 ▲4,500 +1.90%)는 지난해 준공한 중국 창저우 공장의 가동률 증가와 올해 충칭 공장 준공으로 약 17만대, 기아차는 지난해 완공된 멕시코 공장 본격 가동으로 약 15만대를 더 생산한다. 이를 합산할 경우 글로벌 생산 및 공급 능력이 약 32만대 순증하는 셈이다.

현대·기아차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 시장이 올해 물가 안정과 유가 상승 등으로 경기 침체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점도 긍정 요인이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사진제공=현대차그룹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