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올해의 국회의원

머니투데이 심재현 구경민 김세관 지영호 최경민 기자 2016.12.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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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올해의 의원]스포트라이트를 아는 이 남자…박지원의 2016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비대위원 연석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6.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비대위원 연석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6.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주목받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의 한 장면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일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새누리당으로부터 공격 받자 박 원내대표가 지원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야당인사 수사에는 적극적이면서 여권발 의혹에 대해서는 함흥차사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한마디를 보탰다. "제가 사실 문재인 전 대표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문 전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박 원내대표의 껄끄러운 관계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끔한 지적 끝에 굳이 덧대지 않아도 될 개인감정 발언을 붙이는 통에 국감장에는 모처럼 웃음이 터졌다. 적잖은 언론이 이를 다뤘다. 이 한마디로 박 원내대표가 야권 내 친문의 대안세력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확연히 각인시킨 성과를 챙긴 것은 따로 얘기할 것도 없었다.



2016년은 사실상 정치인 박지원의 해였다. 국민의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였던 '총선 리베이트 사태' 직후 5달여 동안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직하며 홀로 당을 이끌었다. 38석에 불과한 소수정당이 원내 캐스팅보트를 넘어 때론 선도정당으로 나설 수 있었던 데는 박 원내대표의 연륜과 정치감각이 결정적인 몫을 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올해의 의정 MVP'로 박 원내대표를 선정한 이유다.

박 원내대표 스스로는 국회 조기개원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9일 의결을 올해 최대 성과로 꼽았다. 20대 국회는 임기 개시 9일만에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1987년 개헌 이후 30년래 가장 빨리 본회의를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밀고당기는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이를 오가며 조율사를 자처했다. 박 원내대표의 노련미가 없었다면 늑장국회가 한번 더 반복됐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가감없는 평가다.



탄핵 국면에서는 가장 먼저 탄핵 추진 당론을 정하고도 '9일 표결'을 고수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정치 9단'다운 기민한 촉으로 탄핵안 가결을 이끈 주역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따지고보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초기부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진 이도 박 원내대표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우 전 수석이 사임한 뒤 "우병우 코끼리 136일 동안 바늘 찌르기"라는 말을 남겼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가장 먼저 주장하고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미세먼지 대책, 법인세 인상, 쌀값 대책 등 각종 현안에서도 의미 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27일 머니투데이 더300과 만나 "과분한 평가에 더 큰 보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다음달 15일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다. 신임 대표는 4당 체제 본격화로 시작된 정치적 빅뱅의 시기에서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정치지형을 헤쳐나가야 한다. 박 원내대표는 대표 경선에 도전한 상태다.




[올해의 의원]백팩메고 현장속으로…4일만에 후원금 꽉채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농성장을 방문해 유가족, 단식자들을 지지 방문했다. 박주민 의원이 무릎을 꿇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2016.8.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농성장을 방문해 유가족, 단식자들을 지지 방문했다. 박주민 의원이 무릎을 꿇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2016.8.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스스한 머리에 백팩하나만 메고 국민들이 원하는 곳 어디든 달려가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갑)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뽑은 2016년 올해의 의원에 선정됐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는 권위를 떨쳐내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앞장선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뒤 20대 국회에 입성한 박 의원은 '거지 갑(甲)' '노숙자' 의원으로 불린다. 잠잘 시간이 부족해 국회 본회의장을 가리지 않고 곯아 떨어지기 일쑤고 현장을 누비기 위해 백팩에는 수많은 자료 뿐 아니라 치약·칫솔·물티슈 등을 챙겨 다닌다. 금뱃지를 달고 리무진을 타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아닌 친근한 국민의 대표 '박주민'에 열광하는 이유다. 초선 의원인 그는 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억5000만원 한도를 4일만에 꽉채운 기록도 세웠다.
그가 4월에 국회의원이 된 이후 지금까지 대표발의한 법안은 37건. 공동발의한 법안까지치면 총 285건에 이른다. 그가 발의한 법안에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마음에 안 들면 '리콜'할 수 있게 한 '국회의원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 검사장을 주민선거로 뽑아 검찰이 정부의 눈치가 아닌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수사하도록 하자는 '검찰청법 개정안' 등 국민들이 원하는 법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 중 그가 대표발의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국회 본회의를 지난달 통과하기도 했다. 대형버스 운전사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면 5년간 운수종사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다중의 안전을 위해 현행법의 미비점을 보완한 법이다. 최근에는 박 의원이 발의한 세월호 2기 특조위법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이 법안은 국회 선진화 방안으로 지난 2012년 도입된 이래 최초로 법률이 적용돼 지정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2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도 새누리당과 정부의 당정협의에 내용이 포함되면서 사실상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외에도 그는 선거연령을 만18세로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연령 18세 인하 법안을 '개혁입법'으로 지정, 2월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또하나는 성과를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및 여성가족위원회) 출석률 100%라는 힘든 기록도 박 의원이 세웠다.
[런치리포트]올해의 국회의원
박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인터뷰에서 8개월간의 의정활동에 대해 스스로에게 70점을 주고싶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고 성실하게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했다"면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법안 통과 등 실질적인 성과를 더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 민생, 안전 3가지 카테고리에 맞춰 법안을 발의하고 있고 관심을 쏟고 있다"며 "꼭 민생법안이 국민의 삶을 개선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이 정치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민주법안이 마련되면 이것이 삶을 더욱 개선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세월호 1000일을 앞두고 인양과 관련돼 당 차원에서 좀 더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고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조명할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입법 과제에 대한 성과, 즉 실질적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 내 동료 의원들과의 범위를 넓혀나가 설득해 나가는 작접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의 바람에 대해선 "민주주의와 관련된 법안을 지속적으로 낼 것이고 이 법안들을 통과시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데 박주민이라는 사람이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들의 여론을 국회로 넘어올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박 의원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국민여론이 분출됐는데 광장의 요구가 그곳에서만 멈춰서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가 국민 여론을 듣고 청원형식으로 국회에 소개하고 입법화하는 것에 앞장서겠다. 국민이 나서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겠다. 이를 위해 당에 전달하고 의원들과의 교류를 넓혀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의 의원]특위 끝나자 또 특위…쉼없는 '불꽃남자' 하태경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에서 홀로 참석해 있다.2016.9.28/뉴스1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에서 홀로 참석해 있다.2016.9.28/뉴스1
2016년 12월27일부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당적을 바꾼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뽑은 2016년 올해의 의원에 선정됐다.

이른바 '입바른' 소리를 여야 대상 안 가리고 잘해 국회 내 'Mr. 쓴소리'로 불리는 하 의원의 올해 활약은 그야말로 '불꽃'이란 단어가 자동으로 떠오를 만큼 정열적이었다.

여당이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간사, 굵직한 국회 특별위원회(특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연말 탄핵정국에서는 당 내 비주류로서의 목소리를 높이는 '소장파'까지 한 마디로 '팔방미인'의 모습을 무리 없이 수행해냈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우선 하 의원은 20대 국회 재선 입성과 동시에 전통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상임위원회인 환노위(여당 6명, 야당 10명)새누리당 간사를 맡았다. 여당이 당론으로 거부한 올해 국정감사 기간 중에도 소신을 갖고 유일하게 '올(All) 출석'하기도 했다.

물론 'Mr. 쓴소리'답게 다소 고집 있는 언행으로 야당 의원들과 대립하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두 야당 간사들과 많은 대화를 하며 원만한 상임위 운영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특히 국회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특별위원회인 '가습기살균제 특위'와 '최순실 국정농단 특위'에 모두 참여하는 열정을 보인 점이 올해 활약의 '백미'였다.



특위 활동은 일상적인 국회의원 업무에 더해 상당한 추가 노력이 필요한 고된 일이다. '가습기특위' 활동 종료가 되자마자 이어진 '최순실 국정농단 특위'에 하 의원이 또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그를 아는 국회 내 인사들은 하 의원의 마르지 않는 '체력'에 혀를 내둘렀다. 반대급부로 하 의원실 보좌진들은 '큰 한숨'을 쉬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특위' 활동 당시 모기 살충제인 '홈키파' 판매사 '헨켈홈케어코리아'가 유해물질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 약2만 여개를 생산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새로운 사실을 발굴, 회사 대표를 청문회에 출석시키고 사과를 받는 등의 공을 세워 주목 받았다.

아울러 입바른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하 의원은 새누리당 내 소장파 의원으로서 20대 국회 입성부터 탈당까지 친박(친 박근혜 대통령) 주류를 향한 '쓴소리'로 적지 않은 어록을 남겼다.



20대 총선 패배 후에는 공천에 영향을 미친 친박계를 직접 겨냥해 "공천에 책임있는 사람을 문책해야 한다"고 했으며, 탄핵 정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는 이정현 당시 대표를 향해 "단식을 해서라도 대통령에게 야당의 조건을 모두 수용하라고 건의하라. 단식은 이럴 때 필요한 것"이라는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올해의 활약과 관련해 하 의원은 "20대 국회 들어 환노위 간사를 하면서 노동과 환경에 대해 보다 새로운 시각의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자 동분서주했고, 국가적 재난인 가습기살균제 특위위원으로 피해자 고통을 함께 느꼈다.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행위 규명을 위해 최순실을 만나러 감옥 사동까지 가기도 했다"고 정리했다.

이어 "돌아오는 새해에도 '불꽃상'에 걸맞게 개혁보수신당에서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대한민국호(號)가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올해의 의원]'최순실 문'을 연 1등공신…'초선같은 4선' 안민석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프로포폴을 들어보이며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스1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프로포폴을 들어보이며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중적 인기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스포츠인에게 수여하는 '스타플레이어상'을 정치권에 적용하면 누가 차지하게 될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최순실 게이트(門)'를 여는데 1등 공신으로 손꼽히는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을 꼽았다.
지난 2014년 4월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의에서 안 의원은 그동안 한번도 거론되지 않은 이름 '최순실'을 수면위로 올린다. 정모 선수의 부모에 의해 승마협회가 쑥대밭이 된 내용을 소개하면서 "권력자의 딸이 아니고서야 돈도 내지 않고 특별대우를 받을 수 있느냐"고 교육부 차관에 따져물었다.

그 뒤로 안 의원은 정부와 여당 의원들로부터 집중공세에 시달렸다. 안 의원은 더300과의 인터뷰에서 "공주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했을 때 김종 문체부 차관이 두번이나 반박하는 등 정부 여당의 벌떼공격이 벌어졌다"며 "직감적으로 120%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돼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찾기위한 노력은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연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국정감사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엑스트라 질의시간'을 얻어 증인을 신문하는 열정으로 주변 의원들의 눈총을 살 정도였다.



국감에서 안 의원은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의 승인 및 모금활동을 고집스럽게 파고들었다. 특히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증거 인멸'을 주도하고 있는 장씨를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뒤 검찰은 장씨를 구속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포폰을 들고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포폰을 들고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는 박 대통령의 주사처방을 도맡은 조여옥 대위를 만나기 위해 미군 기지까지 들어갔고, 정유라의 소재지를 찾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뻗치기'까지 했다. 이런 그를 두고 주변에선 그를 '초선같은 4선'이라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요즘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진실규명 노력과 함께 '사이다' 발언으로 유례 없는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시로 증인에게 별명을 지어주다보니 '별명 자판기'란 닉네임도 붙었다. 지난 18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그를 알아본 군중에 둘려싸여 플래시 세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회에선 보기 드문 '무관의 4선'이다. 통상 3선에게 돌아가는 상임위원장 직을 아직까지 한번도 맡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계파에 줄대기를 거부한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운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위원장으로 활동했다면 지금처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우여곡절 끝에 13년째 교육문화체육분야 상임위를 지켜 온 것도 국정농단을 파헤치는 최전선에 서게 된 힘이다. 마침 안 의원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620호는 국회의원 박근혜가 사용하던 공간이기도 하다.

안 의원은 올해의 의원 선정 소감을 묻자 "세월호 7시간의 퍼즐을 맞추고자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여했지만 몇개의 조각만 찾았을 뿐 맞추지 못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할 말이 없고 부끄럽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목받는 상황에 대해 "이미 국정감사에서 의혹을 파헤치는 작업이 거의 다 이뤄졌다"며 "팀플레이를 잘 해준 교문위 야당 의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순실 관련) 제보해준 국민들과 해외동포, 네티즌 수사대의 역할이 컸다"며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영감을 준 세월호 아이들과 유가족에게 고맙다"고 말을 맺었다.



[올해의 의원]'히든카드'였던 우상호, 알고보니 '에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6.8.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6.8.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계에는 기량발전상(MIP, the Most Improved Player of the Year)이 있다. 전년도에 비해 가장 기량이 많이 올라간 선수에게 수여한다. 머니투데이 더300은 올해 국내 정치권에 MIP(the Most Improved Politician of the Year)를 도입할 경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적격이라고 결론 내렸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취임을 하면서 본인을 '히든카드'라고 소개했다. 한 해를 돌아보면 그 히든카드가 '에이스'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낡은 운동권'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출신의 국회의원에서 원내1당의 원내대표로 올라섰다. 원내대표는 때때로 정치인 경력에 '덫'이 될 수도 있지만, 우 원내대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지렛대'로 활용했다.
탈계파 리더십으로 계파 갈등을 최소화했고, 김종인-추미애 대표라는 '극과 극'의 체제변화 속에서 당의 중심을 지켰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는 매일같이 의총을 주최하며 당의 총의를 '탄핵'까지 몰고 갔고, 내년도 예산안에는 '산토끼' 지지자 공략을 위한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20%대에 불과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40% 내외로 치솟았다.
우 원내대표는 더300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7개월이 7년은 된 것 같다"면서도 거듭 "보람있었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 때 정견발표를 통해 "당내 단합을 이룬 다음에 우리의 민생 주도권을 확고하게 쥐겠다"고 공약했던 것을 거의 달성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우 원내대표는 "워낙 범계파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당내 여러 세력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게 장점이었다"며 "특정 대선후보와 연계가 안 돼있으니 불편부당하다고 생각한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구성한 원내지도부에는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유력주자들과 가까운 의원들이 골고루 배치돼 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지도부 출신 첫번째 원내대표로, 명분 보다는 실리를 챙겼고 대결 보다는 화합을 추구했다는 평가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개인적인 소신에도 불구하고 당론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민생에 무게를 둔 전략을 편 것이 단적인 예다. 이같은 유연한 면모에 칭찬에 인색한 김종인 전 대표가 예외적으로 호평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5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우상호 당선자가 두 팔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2016.5.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지난 5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우상호 당선자가 두 팔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2016.5.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 원내대표 본인도 '낡은 운동권'이라는 86그룹에 대한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수없이 고뇌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념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생활을 바꾸는 정치, 수권능력을 갖춘 정치, 그러면서 동시에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정치에 대한 고민이다. 그는 86그룹과 운동권 출신 정치인으로의 미래 과제에 대해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진보적이면서 유능하다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진보에서는 우리가 진보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보수에서는 우리가 이념형 정치를 한다는 오해를 했다. 진보적 지향성을 놓지 않고, 안정감있게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운동권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워낙 많다. '무능하지도 않고 독선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아직 편견을 극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배워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우 원내대표의 2017년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이 된다면, 그의 임기만료와 조기대선이 겹칠 가능성이 높다. 대선승리를 이끌어야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게 되는 셈이다. 우 원내대표는 1월부터 야권통합 화두를 제시할 것이라 예고했다. 2월에는 사회개혁 입법성과를 내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촛불민심에 부합하는 사회개혁 이슈를 얼마나 입법화하는지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많은 욕심을 내기보다 경제민주화, 검찰, 언론 등의 분야에서 한 두개라도 성과를 내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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