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의원]'최순실 문'을 연 1등공신…'초선같은 4선' 안민석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6.12.2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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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올해의 스타상'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the300이 연말을 맞아 입법, 국정감사, 예산심의 등 의정 활동 전반을 종합 평가해 박지원·우상호·안민석·하태경·박주민 의원 5명을 올해의 국회의원으로 선정했습니다. 2014년 5월 '정치는 정책이다'라는 모토로 출발한 the300은 국내 언론 최초로 상임위별 전담 기자를 두고 상임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누구보다 깊이있게 취재, 보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올해의 국회의원 선정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 의원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풍토를 만들고, 우리 국회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프로포폴을 들어보이며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프로포폴을 들어보이며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중적 인기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스포츠인에게 수여하는 '스타플레이어상'을 정치권에 적용하면 누가 차지하게 될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최순실 게이트(門)'를 여는 데 1등 공신으로 손꼽히는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을 선정했다.
2014년 4월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의에서 안 의원은 그동안 한 번도 거론되지 않은 이름 '최순실'을 수면 위로 올린다. 정모 선수의 부모에 의해 승마협회가 쑥대밭이 된 내용을 소개하면서 "권력자의 딸이 아니고서야 돈도 내지 않고 특별대우를 받을 수 있느냐"고 교육부 차관에게 따져물었다.

그 뒤로 안 의원은 정부와 여당 의원들로부터 집중공세에 시달렸다. 안 의원은 더300과 인터뷰에서 "공주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했을 때 김 종 문체부 차관이 2번이나 반박하는 등 정부·여당의 벌떼공격이 벌어졌다"며 "직감적으로 120%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돼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은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연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국정감사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엑스트라 질의시간'을 얻어 증인을 신문하는 열정으로 주변 의원들의 눈총을 살 정도였다.

국감에서 안 의원은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의 승인 및 모금활동을 고집스럽게 파고들었다. 특히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증거 인멸'을 주도하고 있는 장씨를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 뒤 검찰은 장씨를 구속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포폰을 들고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포폰을 들고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는 박 대통령의 주사처방을 도맡은 조여옥 대위를 만나기 위해 미군 기지에까지 들어갔고 정유라의 소재지를 찾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뻗치기'까지 했다. 이런 그를 두고 주변에선 그를 '초선 같은 4선'이라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요즘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진실규명 노력과 함께 '사이다' 발언으로 유례없는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시로 증인에게 별명을 지어주다 보니 '별명 자판기'란 닉네임도 붙었다. 지난 18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그를 알아본 군중에게 둘러싸여 플래시 세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회에선 보기 드문 '무관의 4선'이다. 통상 3선에게 돌아가는 상임위원장직을 아직까지 한 번도 맡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계파에 줄대기를 거부한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운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위원장으로 활동했다면 지금처럼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우여곡절 끝에 13년째 교육문화체육분야 상임위를 지켜온 것도 국정농단을 파헤치는 최전선에 서게 된 힘이다. 마침 안 의원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620호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사용하던 공간이기도 하다.


안 의원은 올해의 의원 선정 소감을 묻자 "세월호 7시간의 퍼즐을 맞추고자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여했지만 몇 개의 조각만 찾았을 뿐 맞추지 못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할 말이 없고 부끄럽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목받는 상황에 대해 "이미 국정감사에서 의혹을 파헤치는 작업이 거의 다 이뤄졌다"며 "팀플레이를 잘해준 교문위 야당 의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순실 관련) 제보해준 국민들과 해외동포, 네티즌수사대의 역할이 컸다"며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영감을 준 세월호 아이들과 유가족에게 고맙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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