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25 가계부채 대책'과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분양권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문의와 상담도 크게 줄었고 억대를 호가하던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은 1000만~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고 현장 공인중개업소는 전했다.
1%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 곳 없는 뭉칫돈이 아파트 분양 시장으로 몰렸다. 청약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웃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거주 목적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족에게 신규 분양이 쏟아진 동탄2신도시는 좋은 투자처였다.
분양권 웃돈은 '억대'를 호가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동탄2 반도유보라 5.0' 전용면적 59㎡는 지난 4월 분양가 2억7000만원에 웃돈 1억2000만원이 붙어 총 3억9000여만원에 거래됐다. 화성시 청계동의 P공인중개소는 "웬만한 단지는 기본 웃돈이 6000만~7000만원이었고 입지가 안 좋은 곳도 웃돈으로 2000만~3000만원을 불렀다"고 말했다.
열풍이 이어지자 1년 동안의 전매제한 기간 동안 분양권을 불법 거래하거나 세금을 줄이기 위해 계약 금액을 낮춰서 신고하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불법도 성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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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가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내 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5일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아파트 분양가 중도금 보증 횟수와 한도를 제한하고, 집단대출시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소득심사를 강화했다. 소득증빙을 하지 않으면 이전처럼 분양가의 10% 정도인 계약금만 내고 웃돈으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가 어려워진 셈이다.
이후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한 '11·3 대책'이 시행되자 분위기는 급격히 식었다. 대책에 따라 지난 11월 이후 분양한 동탄2신도시 아파트는 입주할 때까지 분양권 거래를 하지 못한다.
동탄2신도시 분양권 거래를 전문으로 한다는 B중개소는 "11월 이후 이 지역에서 분양권 거래가 됐다는 얘길 거의 못 들었다"며 "웃돈도 1000만~2000만원 가량 빠졌다"고 말했다.
청약경쟁률도 급감했다. 이번달 분양한 '금호어울림 레이크2차(A88)'와 '중흥S클래스에코밸리(A35)'는 각각 2.03대 1, 1.74대 1을 기록했다. 한 달 전 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간신히 청약 미달은 면했지만 계약률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현지 중개업소는 전했다.
한 중개업소는 "그 동안 동탄2에 청약한 사람 대부분은 단타족이었다"며 "이번 청약 결과가 사실상 이 지역의 실수요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강남 수서역과 이어지는 SRT(고속철도) 동탄역이 개통됐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진 못했다. 내년부터는 분양가의 30% 정도인 잔금대출도 처음부터 나눠서 갚도록하는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적용돼 청약경쟁률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D공인중개소는 "달아올랐던 시장이 지금은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있다"며 "규제가 풀릴 때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