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뇌관'…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 대출 78.6조원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6.1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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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고서]은행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 71.6%, 시장금리 상승시 충격 클 듯

가계빚 '뇌관'…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 대출 78.6조원


향후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장 먼저 상환리스크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은 부채규모가 79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6년 12월)에 따르면 향후 금리상승에 민감한 ‘취약차주’가 보유한 부채규모는 78조6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4%로 추정된다.

취약차주란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자나 소득 하위 30% 저소득층 가운데 3개 이상 금융기관에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를 의미한다.



올해 3/4분기 기준 국내 은행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은 71.6%로 조사됐다. 상품별로 주택담보대출 62.4%, 기타대출 95.1%가 변동금리로 파악됐다.

신용등급별 가계대출 비중은 1~3등급 64.9%, 4~6등급 27.7%, 7~10등급 7.4%로 조사됐다. 소득수준별로는 상위 30% 고소득층이 64.3%, 중소득층(30~70%)이 24.6%, 하위 30% 저소득층이 11.1%를 각각 보유했다.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비중은 전체 30.7%로 조사됐다.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대출금리 상승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이자상환 부담을 증대시키고 대출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신용자 비은행대출 비중은 74.2%로 전체 평균(42.3%)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대출 중 연 15% 이상 고금리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차주 기준으로 3.5%로 집계됐다. 다만 저신용(17.3%), 저소득(5.8%), 다중채무자(8.0%)의 경우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금융업권별로 취약차주 대출비중(금액기준)은 은행 3.7%, 비은행 10.0%로 조사됐다. 특히 비은행 중 저축은행(32.3%), 여신전문금융회사(15.8%) 등은 취약차주 대출비중이 높아 금리상승 충격이 다른 금융기관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시 가계 이자상환 부담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앞서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 1%포인트 상승시 전체 가계 이자상환 부담은 약 9조원 증가했다.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차주(借主, 돈을 빌린 사람)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5% 내외로 파악됐다. 특히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 차입자들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이나 만기가 1년 이내인 경우 실질적으로 내년 금리인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변동금리 대출로 포함시켜 가계의 추가적인 이자상환 부담 규모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12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 주요 가계대출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8~9월 2% 후반대였던 시중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 중반대로 상승했다. 내년 초에는 4%대로 오를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2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가계부채 급증세가 소비제약으로 이어지고 경기회복세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향후 통화정책 운용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가능성에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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