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연말 쇼핑목록 '고배당주-덜오른 2등주'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6.12.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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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산업재·건설주 선호..코스닥150 ETF도 자금 몰려

연말이 다가오며 펀드환매가 거세지고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트럼프 수혜가 기대되는 경기민감주를 담으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상장기업들의 배당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당주도 쇼핑바구니의 단골 품목으로 자리했다.



트럼프 정부의 인플레이션 기대감과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 전망에 힘입어 펀드매니저들은 소재, 산업재, 건설주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자산운용사 자금을 나타내는 투신권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화학(295억원)이었고 현대제철(210억원), 삼성SDI(158억원), 현대산업(145억원), 한화케미칼(141억원)이 뒤를 이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외 정치적 이슈에도 코스피지수가 2000선 위에서 잘 버텨주고 있고 내년 시장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관련주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 연말 쇼핑목록 '고배당주-덜오른 2등주'


배당주 투자도 연말까지 유효한 전략으로 꼽히는 가운데 고배당이 기대되는 메리츠종금증권(104억원)도 펀드매니저들이 많이 매수한 종목 상위권을 차지했다. 펀드매니저들은 금리가 지금보다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 배당수익률 3~4% 수준은 여전히 투자매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이 오른 1등주보다는 2등주, 올들어 급락해 가격 매력이 있는 성장주의 경우도 펀드매니저들의 관심대상이다. 삼성중공업(94억원), 코스맥스(76억원) 등이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조선주 가운데 대장주인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올해 70% 올랐다"며 "지금은 조선주 내에서 2등주이고 악재가 다 나왔다고 판단되는 삼성중공업을 좋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에 이어 현대차 강판 비중이 높아 주가가 못올랐던 현대제철도 최근 수급이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TF(상장지수펀드) 중에서는 KODEX 코스닥 150 ETF로 234억원이 몰리며 코스닥, 중소형주 등에 대한 상승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다. 올들어 코스닥 지수가 최고 710선까지 올랐다 현재 600선 초중반까지 내려오자 반등을 기대한 매수세로 풀이된다. 원 대표는 "중소형 성장주는 최근 급락해 가격매력이 있다"며 "중소형주는 12월 중하순 바닥으로 2월 초까지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워낙 많이 빠져있어 내년초까지는 중소형주 투자가 대형주 대비로는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200선물지수 일간 수익률의 음(-)의 2배를 추종(지수 하락폭의 두배 수익)하는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145억원)와 TIGER 인버스 ETF(98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76억원)에도 자금이 들어오며 유가증권 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드러났다. 투신권의 순매도 상위종목에는 KODEX 200 ETF(7460억원), 삼성전자(2386억원), KODEX 레버리지 ETF(1205억원) 등이 자리잡았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지고 트럼프노믹스의 윤곽이 드러날 1분기는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상승 압력이 약화되면 국내 주식시장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연간 기업이익이 1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트럼프노믹스가 기본적으로 '인프라 투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기 뿐만 아니라 신흥국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여전히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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