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전경. /사진=신현우 기자
지난 21일 오후 찾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미디어 관련 기업 간판이 달린 고층 건물로 빽빽했다. 주변으로 상암월드컵파크단지 아파트들이 줄지어 섰고 주상복합단지 상암카이저팰리스클래식(33층)도 높이를 뽐냈다. 거리는 디지털미디어시티라는 명칭에 걸맞게 미디어 종사자나 문화예술 관련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상암 DMC는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56만9925㎡ 부지에 조성한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 클러스터다. 2000년 상암새천년신도시 기본계획 발표로 사업이 본격화됐으며 2002년부터는 인프라 조성 공사가 이어졌다.
상가 임차인 김모씨는 "상암동 상가 임대료는 강남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상권 활성화는 다행이지만 상가가 활기를 띠고 손님이 늘어날수록 임대료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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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 3분기 상암동 DMC 상권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20% 상승했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임대료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이다. 미디어 회사들이 속속 입주하며 상주·유동 인구가 늘고 그만큼 임대료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일대 공인중개업계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부지. /사진=신현우 기자
서울시는 지난달 사업 조건을 대폭 완화해 DMC 랜드마크 부지 매각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랜드마크 부지 입찰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이른바 '100층 제한'을 삭제했지만 응찰자는 없었다.
해당 부지는 2008년 3조7000억원을 들여 높이 640m, 133층 규모의 '서울라이트 타워'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시행사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2012년에 매매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4년째 랜드마크 부지 매각은 지연됐고 서울시는 마땅한 사업 희망자가 없는 상황에서 직접 부지를 개발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할 생각이다.
부동산업계는 서울시가 직접 개발에 나설 경우 DMC 랜드마크가 초고층 오피스·상업시설이나 호텔보다는 공연시설이나 컨벤션센터 등 공익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리츠 방식 등 DMC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 1년동안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개발 방향 및 방법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부지. /사진=신현우 기자
롯데 측과 지역상인단체가 판매시설 축소와 관련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가 나서 양측을 중재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롯데 측은 쇼핑몰 3개 동 모두에 백화점, 영화관, 대형마트 등을 들일 계획이지만 지역상인단체는 최소 1개 동은 판매시설을 입점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롯데 측은 판매시설 설치가 제한될 경우, 사업성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사자 합의를 원칙으로 협상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롯데 측에서도 사업 포기 의사를 보인 적이 없고 서울시 역시 사업 추진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몰 착공 지연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암동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몰의 경우 주변 상권의 반발 등으로 3년이 지나도록 첫 삽을 뜨지도 못하고 있다"며 "상인단체와 달리 상암동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쇼핑몰을 조속히 개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상암동 DMC는 기업체들이 들어오고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면서도 "접근성 문제 등으로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업무지구로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DMC 일대 부동산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태"라면서도 "단기적으로 부침을 겪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들 모두 DMC 가치 상승을 위해 랜드마크 부지와 롯데몰의 조속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교수는 "롯데몰과 랜드마크 부지 문제가 해결될 경우 지역 가치 상승이 예견된다"며 "롯데몰의 경우 소비자 편익 희생이라는 측면으로 시각을 달리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