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년 SUV 라인업 확대, 신규시장 개척 올인"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6.12.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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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일 정의선, 이형근 부회장 주재 '해외 법인장 회의'…鄭 회장 "책임감 갖고 자율적 업무 추진"

현대차 소형 SUV 크레타/사진=현대차현대차 소형 SUV 크레타/사진=현대차


현대·기아차가 내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라인업 확대, 아세안 등 신규시장 개척, 판매 현장의 요구를 차량 개발에 반영하는 '판매 최우선 주의' 등 내년 생산·판매 전략을 확정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4일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법인장 총 50명이 모인 가운데 '해외 법인장 회의'를 열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특히 마지막날인 2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양사 부회장이 주재하는 가운데 CEO(최고경영자) 회의를 열어 법인장 회의기간 동안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내년 각 시장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해외 판매 생산 일선을 책임지는 해외 법인장들이 참석하는 해외 법인장 회의는 작년에 3일간 열렸으나, 올해는 하루가 늘었다. 특히 올해는 자유롭고 활발한 '브레인스토밍' 형태로 회의를 진행했다. 정몽구 현대차 (241,500원 ▲4,500 +1.90%)그룹 회장은 작년과 같이 올해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5일부터 양사는 각각 지역별 점검 회의, 해외영업본부장 간담회, 경영환경 설명회, CEO 주관 회의 등을 통해 지역 현안과 글로벌 전략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의 '2017년 판매전략'은 △SUV 라인업 확대 △판매 최우선 지원체제 구축 △신규 시장 개척 △승용 모델 경쟁력 향상 △품질 및 고객서비스 강화로 요약된다.

현대·기아차는 SUV 가운데서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에 집중할 방침이다.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는 '크레타'로, 중국은 'ix25'와 'KX3'를 전략 차종으로 내세운다. 쏘렌토는 상품성개선모델(페이스리프트)를 내고, 특히 중국시장에는 중국형 쏘렌토와 가격경쟁력을 높인 준중형 SUV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승용 모델 경쟁력도 높인다. 현대차는 쏘나타 상품성개선모델(페이스리프트)을 한국, 미국 등 시장에 내년 상반기에 낼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내년에 'i30'를 본격 판매한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과 프라이드, 프리미엄 스포츠세단 콘셉트의 'CK'를 출시하고, 'K7'을 미국시장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중형 프리미엄 세단인 'G70'를 글로벌 출시한다. 미국 시장에는 G80 상품성개선모델(현재 국내의 G80)도 낸다.

친환경차에서는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니로 PHEV를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미국시장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니로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잠재시장 개척은 인도 등 아세안 판매를 강화하고, 멕시코·중국 창저우 등 신규 공장을 안정화하는데 목표를 뒀다. 중남미와 중국 지역을 본격 공략하는데, 특히 내년 완공되는 충칭공장에서 중국 전략 모델을 내 중국 시장내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법인장들은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와 정체 속에서도 인도와 아세안 시장은 각각 6.2%, 7.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현대·기아차는 체코에 'i30', 멕시코에 신형 프라이드, 브라질에 크레타를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에는 신형 '위에둥', 중국형 쏘렌토와 중국시장용 전략 신차들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판매지원체제는 판매 현장 요청사항을 차량개발에 적극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전 부문이 판매 활동 적극 지원하는 '판매 최우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밖에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지속 성장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이번 회의 기간 동안 해외 법인장 전원은 경기도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출시 예정인 신차와 전략차종 개발 현황을 보고 연구원들과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형 B급 SUV 유럽 론칭 전략, 친환경차 소비자 체험 확대 방안, 아세안 판매 활성화 방안 등 세부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최근 들어 수요 증가세인 SUV 신차 출시 및 공급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또 미국 대선 영향과 신흥시장 경기 침체 등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했다.

북중미 지역 법인장들은 내년 미국 수요하락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시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의견을 교환했다. 현재의 무관세 정책이 바뀌는 경우 각 시나리오별 판매 전략도 토론했다.

'경영환경 설명회'에서는 2017년 새해 주요 시장의 수요가 둔화되며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엔화 및 유로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 및 유럽 경쟁사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다양한 마케팅, 인센티브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시장도 화두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의 구매세 인하폭 축소 방침(10%→7.5%)에 대해 중국 정부안이 확정되기 전에 대응 방안을 토의한 것. 이밖에 달러화, 엔화, 유로화는 물론 루블, 헤알, 멕시코 페소, 터키 리라 등 각국 환율과 유가(중동, 러시아 지역)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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