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이상 피었다 지는' 무궁화 개화 원리 찾았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6.12.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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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유전체 해독으로 100일 개화 매커니즘 규명

무궁화/자료사진 무궁화/자료사진


무궁화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지속적으로 피었다 졌다를 반복한다. 100일간 지속해서 꽃이 피는 이 같은 개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찾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김용민 박사팀과 생명연 식물시스템공학센터 권석윤 박사팀, 서울대 최도일 교수팀, 경상대 염선인 교수팀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무궁화의 유전체·전사체 8만7603개를 해독, 무궁화의 배수체화 현상과 100일간 지속적으로 개화하는 독특한 표현형질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배수체화는 고유한 염색체의 숫자가 2~3배로 늘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공동연구팀이 무궁화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무궁화는 같은 아욱과에 속하는 카카오와 3000만년전, 목화와는 2200만년전에 종 분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화와 종 분화가 일어난 뒤 당시 지구의 평균 기온은 급격하게 떨어졌으며, 한반도의 평균 기온도 무궁화 생육에 적절한 온도인 30도보다 낮게 유지됐다.



이 같은 이상 저온 현상으로 인해 무궁화의 생식세포 감수분열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배수체화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운봉 박사/사진=생명硏김운봉 박사/사진=생명硏
여기에 이배체화 현상(배수체화된 유전체가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배체로 돌아가려 하면서 유전자 손실이 일어나는 현상)이 동반되면서 무궁화에서 개화와 관련된 유전자가 다른 식물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식물 개화 시기는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십 일이나 무궁화는 배수체화 현상을 거듭해 지속적으로 개화하는 표현형질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운봉 생명연 박사는 "무궁화 유전체 분석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궁화가 최근 전통한방 의약재료나 화장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는만큼 정확한 형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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