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보상금만 19조…내년 시장 유동성효과 기대"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6.12.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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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지가 1.97%↑…제주·세종·부산 강세

전국 지역별 전년 대비 지가 상승률/자료=부동산114전국 지역별 전년 대비 지가 상승률/자료=부동산114


내년 토지시장이 올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7년래 최대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풀리는 데다 분양시장 규제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14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토지매매시장은 제주, 세종, 부산 등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제주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7.48%의 지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제주는 2년 연속 7%대 가격 상승을 이어갔다. 세종(3.51%)과 부산(3.02%)은 3% 이상 올랐고 대구(2.93%), 대전(2.56%), 서울(2.18%), 강원(2.13%) 등도 지가 상승률이 전국 평균(1.97%)을 웃돌았다.



시도별로 보면 부산 해운대구가 5.75%로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 중 지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북항재개발 사업 수혜지역인 부산 남구(3.66%), 부산진구(3.44%)가 뒤를 이었다.

경기에서는 미군기지 이전, 평택국제화도시, 삼성전자·LG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진 평택이 2.9% 올랐고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하남(2.61%), 남양주(2.40%), 의왕(2.34%) 등이 뒤따랐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개발되는 강남구(2.84%)와 송파구(2.36%)가 지가 상승을 주도했다.



강원에서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조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원주(2.94%)의 지가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경남 거제와 울산 동구 등은 조선업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경남 거제의 지가는 올해 0.42% 하락, 2004년 이후 첫 내림세를 기록했다. 울산 동구도 지가가 0.3% 뒷걸음질쳤다. 울산 동구의 지가 하락은 2008년 금융위기 때 0.59% 하락한 이후 8년 만이다.

전국 토지거래량(1~9월 기준)은 217만필지(용도지역별 필지수 기준)로 전년 동기에 비해 5.21% 감소했다. 세종(-41.2%), 대구(-30.53%), 광주(-23.15%) 등의 거래량이 큰 폭 감소한 반면 평창동계올림픽 특수 속에 강원은 거래량이 18.92% 증가했다.


지역별 평균 토지 거래가격(1~10월 기준)을 보면 서울은 1568만원(이하 3.3㎡당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179만원 올랐다. 인천은 209만원으로 29만원, 제주는 36만원으로 10만원 각각 상승했다.

지목별 평균 거래가격을 보면 주유소가 381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토지활용도가 높은 대지가 261만원을 기록했다. 사적지 253만원, 주차장 24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토지시장은 토지보상금을 비롯한 풍부한 유동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2010년 이후 최대인 19조원이 토지보상금으로 풀리는 데다 그간의 저금리 기조로 인해 시중 유동성도 풍부한 상황이다. 올해 부동산시장 활기를 이끌었던 주택 공급이 내년 이후 감소세를 돌아서면 이 같은 유동자금이 토지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 연구원은 "내년 전체 토지보상의 절반이 서울 수서역세권,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 등 수도권에서 이뤄진다"며 "이들 지역이 올해 인기지역인 제주, 강원, 부산 등과 함께 내년 투자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지거래량 지역별 증감률/자료=부동산114토지거래량 지역별 증감률/자료=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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