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에 수백억 '롯데월드타워 오피스텔', 中 부유층 모인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12.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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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평균 분양가 8000만원… 1000억원대 이상 국내 자산가·중국 부자들 겨냥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건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건설


13일 오전 서울 청담동에서 열린 롯데월드타워 주거용 오피스텔인 '시그니엘레지던스' 투자설명회 현장.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분양설명회로 입장부터 철저하게 통제됐다. 예약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분양가와 내부구조 등 세부내용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우려해 입장객마다 휴대폰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1부 오전 설명회에는 '큰손'들을 주로 상대하는 강남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과 금융기관 관계자 등으로 북적였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투자조언을 하는 한 글로벌 중개업소 대표는 "실제로 분양받을 수 있는 여력을 갖춘 '슈퍼리치'들은 이런 자리에 직접 오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금융기관간의 물밑 경쟁도 뜨거웠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위해 참석했다"며 "프라이빗뱅커들뿐 아니라 분양을 받을 때 금융지원을 위해 대출담당 부서 직원들도 같이 왔다"고 했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직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정도 레지던스를 분양받을 수 있는 고객이라면 신규 PB고객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분양대상은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주거용 오피스텔로 조성된 '시그니엘레지던스' 198~990㎡ 223실이다. A~L까지 총 12개 타입 유형이다. 3.3㎡ 평균 분양가는 7500만~8000만원. 3.3㎡당 최고 분양가는 1억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부 금액에 대해 롯데건설은 말을 아꼈다. 총 분양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내년 1월이면 본격 분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최고층의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분양가가 높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강남에서 공인중개업소를 한다는 한 대표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레지던스는 일반 고객이 아닌 보통 수천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들이 대상"이라며 "분양가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국내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도 다섯번 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이라는 점과 최고의 전망, 국내 최초 6성 호텔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한 빌딩에서 주거, 업무, 생활, 편의시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수직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런던, 뉴욕 등 세계에 초고층 빌딩처럼 분양가의 2배 이상 웃돈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완판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홍콩, 중국 등 중화권의 부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한 결과 긍정적"이라며 "한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중국 부자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부자들은 800억원의 집도 아무렇지 않게 분양받는다"며 "지금 분위기로는 외국인의 분양비율이 30%를 웃돌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부자들은 투자가치보다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환경 등을 먼저 따진다"며 "몇몇 고객에게 연락했는데 올해 롯데그룹이 여러 악재에 휩싸여 이미지가 좋지 않아 다들 눈치 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현장에 참여한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양은 다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요즘 부동산시장과 정치상황 등이 두루 좋지 않아서 주변 환경에 따라 완판까지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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