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 사퇴 "여당, 朴과 똑같은 책임 져야"(상보)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6.12.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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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표결 전날 수척한 朴 보며 안타까워… 작은 정 끊고 국가적 대의 따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원내지도부 사퇴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원내지도부 사퇴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동반 사퇴했다.

정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은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보수정치의 본령은 책임지는 자세라고 배웠다"며 "대통령 직무중지 사건에 있어 집권여당은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오늘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전인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마주 앉았고 대통령은 20분 이상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며 "수척해진 얼굴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집권여당이 탄핵 표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다"며 "박 대통령은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청와대를 나오는 내 발걸음은 너무나 무거웠다. 나는 작은 정을 끊고 국가적 대의를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서로 자제하고 양보하면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전진해야 한다"며 "우리 당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계파를 떠나서 국가적 대의를 좇는 책임 있는 공인의 자세를 견지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그간 의장으로서 새해 예산안과 정책현안에 대해 성심성의껏 그 역할을 다 해왔다"며 "하지만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께 실망을 드리게 된 정국 속에서 집권여당의 원내지도부로서 책임을 지고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당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를 살피고 국가와 미래와 민생을 챙기기 위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며 "또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이 건강하고 역량있는 정통 보수정당으로 거듭나 다시 한 번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내 비주류 주도 모임인 비상시국위에서 "정 원내대표가 그간 중도지역에서 많은 역할을 해줬으며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히는 등 비주류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전격 사퇴로 당내 비주류와는 선을 긋게 됐다.


정 원내대표의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는 이정현 대표 등 현 지도부가 버티는 가운데 친박 중심으로 당이 재편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입장이지만 정 원내대표의 사퇴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와 별도로 정치행보를 가져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편 국회법상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부터 7일 이내에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의원총회에서 실시해야 한다. 선거일은 당대표가 선거일 3일 전까지 공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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