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시장 기세 꺾인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6.12.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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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 "물량 감소 함께 경쟁률 하락"…"전세시장도 안정세 전망"

전국 분양물량/자료=부동산114전국 분양물량/자료=부동산114


분양 물량 감소와 청약경쟁률 하락 등 내년 분양시장이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최근 2년 동안 100만가구가 넘는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내년 분양 물량은 40만가구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규모 택지 개발 여지는 크게 줄어든 상태. 2014년부터 신규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됐고 8.25 대책으로 택지지구 공급물량도 선별 제한에 들어갔다. 여기에 전매제한 강화, 청약 1순위 요건 제한, 재당첨 제한 등으로 청약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 도입 예정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각종 대출 규제도 단기 투자 수요의 분양시장 접근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51만4982가구에 이어 올해도 49만5197가구(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이는 부동산114가 분양물량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1, 2위 기록이다.

특히 올해 분양 물량을 보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은 분양이 이뤄졌다. 상반기 공급량은 18만6347가구에 그쳤지만 하반기는 이보다 크게 늘어난 30만8850가구가 공급됐다.



서울은 재개발, 재건축 위주의 분양이 이어졌다. 올해 서울은 전년 대비 28.3% 늘어난 5만6660가구가 공급됐는데 이중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 5만1127가구에 이른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24.42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경기권은 신도시, 택지지구 위주로 분양이 이뤄졌다. 경기는 총 18만3514가구가 공급됐는데 △동탄2신도시 1만9078가구 △미사강변도시 7801가구 △옥정지구 5737가구 △은계지구 5514가구 △다산지금지구 5068가구 △호매실지구 3893가구 등 신도시, 택지지구 분양 물량이 많았다.

지방 분양시장은 부산, 제주, 세종시 등이 열기를 이끌었다. 부산은 전년 대비 5711가구 증가한 총 2만7262가구가 분양됐고 평균 청약경쟁률은 전국 최고인 106.89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부산지역에서 나왔을 정도다.


제주는 서귀포시 제주영어교육도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전국 2위인 69.13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는 행정기관 이전 수혜가 계속되면서 36.6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3.3㎡당 평균 분양가/자료=부동산1143.3㎡당 평균 분양가/자료=부동산114
분양 열기 속에 평균 분양가도 큰 폭 상승했다. 올해 전국 평균 분양가(이하 3.3㎡당 기준)는 1055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69만원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난해 1946만원에서 올해 2116만원으로 뛰었고 같은 기간 경기는 1057만원에서 1128만원으로 올랐다. 이밖에 부산(1120만원), 대구(1120만원), 인천(1105만원) 등도 평균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어섰다.



내년 분양시장은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재당첨 제한,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등 청약수요를 제한한 11.3 대책의 여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반짝 과열 양상을 보였던 지역도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으로 단기 투자 수요가 억제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달아올랐던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 역시 금리인상 가능성, 대선, 부동산 시장 규제, 가계부채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진정 국면으로 접어 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 증가 속에 전반적인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는 재개발, 재건축 등 재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많은 서울, 부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셋값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에도 전세의 월세 전환 움직임은 계속되지만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세 매물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남상우 부동산114 연구원은 "내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분양물량 감소와 청약경쟁률 하락 등이 나타나며 과열 분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규제가 비껴간 일부 지역은 도리어 수요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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