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IPO시장 평정…일부기업 공모철회 영향 컸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6.12.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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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결산한 올해 IPO 시장…상장 종목 수 1위 한국투자증권, 수수료 수익도 1위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종목수와 수수료 수입에서 모두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IPO주관 실적 1위를 기록했던 NH투자증권은 2위로 밀려났다. 수수료율이 국내 기업보다 높은 중국 기업 IPO에 주력한 신한금융투자의 약진도 눈에 띈다.

12일 머니투데이 증권부가 올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 증권신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1월1일부터 이날까지 상장 공동주관을 포함해 가장 많은 종목의 IPO 주관을 맡았던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한국證 IPO시장 평정…일부기업 공모철회 영향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 리츠(부동산투자펀드)를 제외하면 신규 상장사는 코스피 13개사, 코스닥 51개사 등 총 64개사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중 11개사 IPO 거래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주 최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740,000원 ▲4,000 +0.54%)를 비롯해 두산밥캣 (53,300원 0.00%) 같은 굵직한 거래를 맡으며 IPO 시장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코스피시장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서도 7건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앞으로 연말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인 기업들을 포함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5개사를 증시에 입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티에스인베스트먼트, 퓨전데이타, 유바이오로직스, 피씨엘 등의 대표 주관사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수수료 수입 기준으로도 최상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상장을 완료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은 약 184억원이다. 연말까지 예정된 딜을 모두 완료할 경우 2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IPO 실적 1위 NH투자증권은 왕좌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상장을 마친 현성바이탈 (18원 ▼5 -21.7%)까지 포함해 올해 10곳을 상장시켜 수수료 약 168억원을 벌었다. 이엘피 한 곳의 IPO가 남아있지만 종목 수로나 수수료 수입으로나 2위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총 8개를 상장시켰다. 미래에셋대우도 8개 종목을 상장시켜 개수로 공동 3위를 기록했지만 수수료율이 높은 중국 기업 IPO에 전력을 기울인 신한금융투자가 수수료 실적에서 더 앞섰다. 올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6곳 중 절반의 상장을 맡은 신한금융투자는 수수료로 약 141억원을 벌어 수입 실적 3위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처럼 올해는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 주관사들이 수수료 벌이가 좋았다. 주관 수수료가 1~2%대인 국내 기업 상장 주관 수수료보다 중국 기업 수수료가 높아서다.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들은 모두 공모규모 대비 5%를 넘는 수준의 주관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오가닉티코스메틱 (139원 ▼9 -6.08%)의 경우 주관사 유진투자증권에 6%대 수준의 수수료율을 약속했다. 그 덕분에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2개 종목 만으로 수수료 약 56억원을 벌어들여 수수료 수입 순위로 6~7위 수준이 기대된다.

미래에셋대우의 부진은 호텔롯데 상장 철회의 여파가 컸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 최대어로 예상됐던 호텔롯데의 대표 주관을 완료했다면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23억원 정도를 벌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다만 지난 6월 공모 절차 진행 도중 롯데그룹 일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연내 상장이 무산돼 결국 수수료 실적이 66억원 수준(4위)에 그쳤다.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키움증권도 상장 종목 수로 대형사에 뒤지지 않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까지는 5개를 상장 완료했지만 연내 상장 예정 종목들을 합치면 올해 8건의 실적을 올려 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수수료 역시 이날까지는 37억원을 벌었지만 아직 공모절차를 진행 중인 3개 종목의 수수료를 고려하면 유진투자증권보다 많은 58억원 안팎의 수수료를 벌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상장을 주관한 종목 수로는 KB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이상 7개), 대신증권(5개), 삼성증권(4개)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계 IB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참여한 JP모간과 씨티증권의 수수료 수입이 많았다. JP모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동 주관뿐 아니라 두산밥캣의 대표 주관 역할도 맡아 외국계 IB 중 가장 많은 IPO 수수료(48억원)을 벌었다. 씨티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주관 단 한 건으로 약 36억원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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