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일주일 동안 0.01% 하락해 지난 8월 1일 이후 18주 연속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에서도 12월 첫째주 강동구 전셋값은 0.19% 떨어져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동구청에 관리처분계획을 접수한 둔촌주공은 12월 첫째주에 2500만~3000만원 가량 전셋값이 하락했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면적 50㎡의 전세 실거래가격은 지난 9월까지 1억원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에는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건축 대상인 노후 아파트뿐 아니라 고덕동, 상일동 등에 있는 입주 6~7년차 새 아파트도 최근 단지별로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 이상까지 전셋값이 다소 조정됐다.
고덕동 '현대아이파크' 전용 59㎡ 전세는 올초 5억원에서 현재 4억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6억원 초반대였던 전용 84㎡ 전세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정도가 시세다. 상일동 '고덕리엔파크'나 강일동 '강일리버파크' 단지들도 전반적으로 거래가 주춤하고 전세 호가도 최근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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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일동의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인 것을 고려해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세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를 내놓는 사람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일대의 전셋값 하락은 인근의 대규모 새 아파트 입주와도 관련 있다. 고덕동에는 다음달 3658가구 규모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 전세 시세는 인근 '현대아이파크'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강일동 바로 옆 하남 미사지구도 강동구 전셋값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미사지구에는 1만1515가구가 새로 입주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일리버파크'보다 '미사강변도시아파트'의 전셋값이 2000만~3000만원 싸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귀띔했다.
전세가격 차이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새 아파트 전세로 흡수되지 못한 것도 강동구 전셋값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고덕동의 K공인중개소는 "재건축 단지의 전세는 비싸야 1억~2억원인데 인근 새 아파트는 4억~5억원씩 하니 보증금 차이가 많이 난다"며 "기존 재건축 세입자들은 인근 빌라나 경기도 외곽으로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미사지구에는 약 47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재건축 멸실량을 고려해도 당분간 강동구의 전셋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미사지구의 입주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이 지역의 전셋값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서울의 전체적인 전세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역전세난'은 벌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