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6개월 지났는데 텅빈 상가..."스타벅스도 비싸서 못 들어와"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6.12.07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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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스트리트형·로드숍형 상가 높은 임대료에 입점 늦어져…"단지 내부보다 20~30% 비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로드숍형 상가 조감도.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로드숍형 상가 조감도.


"입주 6개월이 다 돼가는데 상가가 아직 텅 비어있어요. 스타벅스 같은 커피숍도 임대료가 비싸서 못 들어온대요. 주민 입장에선 불편하죠."

서울 동작구의 A 아파트 단지는 올 여름 입주가 시작돼 현재 임대 대기물량을 제외한 대부분 가구에 주민이 이사와 살고 있다.



500가구 가까이 되는 단지는 지하철역 바로 앞 '역세권'에다 맞은편에 동작행정타운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아파트는 물론 상가 분양 당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상가는 단지 입구에 '로드숍' 형태로 배치돼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입주 6개월째인 현재 상가를 임차한 매장은 부동산 중개업소와 편의점 등 4곳 정도에 불과했다. 높은 임대료 탓에 생활 편의시설 입점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스트리트형', '로드숍형'으로 불리며 아파트 단지 외부에 상가가 자리 잡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임대료에 매장 입점이 늦어지면서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단지 내외부 수요를 모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상가를 높은 가격에 분양하고 임대료도 덩달아 끌어올린 때문이다.

A단지의 경우 단지 내부가 아닌 외부 대로변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한 상가의 전용면적 58㎡ 임대료는 보증금 2억원에 월 600만원 안팎이다. 권리금이 없고 층고가 5m 가까이로 높아 복층 형태로 운영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 아닌 만큼 임대료가 비싸게 책정돼 있다는 평가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지하철역 앞인 데다 아파트 단지 배후수요도 있고 행정타운 호재도 있어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고 임대료도 비싼 편"이라며 "웬만한 매출 아니고는 임대료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입점도 늦어지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북 도심의 B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매장 입점이 속속 시작될 시기지만 비싼 임대료에 아직 임차 상인 구하기에 한창이다.

이 아파트 상가 역시 단지 경계에 자리 잡아 대로변을 향하고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로 바로 길 건너편 기존 상가 대비 임대료가 2배 수준에 육박한다.

1층 전용면적 33㎡ 상가 임대료가 보증금 1억원에 월 350만~400만원 수준에 나와 있다. 전용 49.5㎡ 임대료는 1억원에 월 550만~580만원 안팎이다. 2층은 1층의 절반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목 좋은 곳들은 대형 화장품 브랜드나 프랜차이즈에서 입점했지만 아직 상당수가 임차인을 기다리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단지 안에 있는 상가보다 스트리트형 상가가 임대료가 20~30% 가량 비싸다"며 "주변부 거점 상권으로 부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는건데 다 들어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트형 혹은 로드숍형 상가의 임대료는 서울 시내 상가 평균 임대료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주요상권 상가의 월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보다 9.3% 상승한 3.3㎡당 11만88원으로 집계됐다. 월 임대료가 가장 높은 곳은 북촌 상권으로 3.3㎡당 17만7210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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