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평택 부동산, '미분양 무덤'으로…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6.12.0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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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평택 소사벌 푸르지오' 1순위에서 0.07대 1 '참패'…미분양 전국 2위 '불명예'

잘 나가던 평택 부동산, '미분양 무덤'으로…


지난해만 해도 각종 개발 호재로 들썩이던 경기 평택 부동산시장이 '미분양 무덤'이란 불명예를 얻고 있다. 삼성반도체 공장 신설과 고속철도(SRT) 개통,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건설사들이 단기간에 분양 물량을 쏟아낸 탓이다.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평택 소사벌 푸르지오'는 563가구 모집에 38명만 청약해 0.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분양이어서 민간 아파트보다 청약조건이 까다로웠던 영향이 컸다고는 하지만 현 평택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경기 평택에서 분양한 11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0.25대 1로 조사됐다. 분양 단지 모두 1순위 청약에서 '0점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평택 3차'는 1순위에서 0.27대 1을 기록한데 이어 2순위에서도 0.39대 1의 저조한 청약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8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평택 1차'가 790가구 모집에 3169가구가 몰리면서 4.01대1의 청약경쟁률로 전타입이 순위내 마감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평택 신장동메디슨스퀘어 3차'도 1순위에서 0.15대 1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월 동삭2지구에 분양한 '자이더익스프레스 3차' 역시 지난해 공급한 1‧2차와 달리 저조한 성적을 보여 0.47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평택시의 미분양 아파트는 3394가구로, 전국에서 2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지난 9월(4261가구)에 비해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꽤 많은 물량이 팔리지 않고 남아 있다.

결국 평택시는 지난 10월 인천 중구, 경기 안성시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내년 2월말까지 관리를 받고 있다. 이들 지역은 분양보증 '예비심사제도'가 적용될 뿐 아니라 특별한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내주는 중도금 집단대출도 어렵다.


일각에서는 '11·3 부동산대책'으로 서울이나 수도권 일부 지역의 수요가 평택 시장으로 옮겨가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2년간 대규모 새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망이 밝지는 않다. 실제 평택은 △2017년 7706가구 △2018년 8889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세금 감면 같은 큰 혜택이 없다면 평택지역 미분량은 단기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11·3 대책 이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는 개발 기대감을 즉시 반영하지만 아파트는 당장의 거주 수요가 받쳐줘야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며 "평택 부동산 시장은 단기간의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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