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절반 '뚝'…11·3 대책 '실수요 시장' 효과 '톡톡'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6.12.02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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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 모델하우스 /사진=배규민 기자서울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 모델하우스 /사진=배규민 기자


아파트 청약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청약 자격을 강화하면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전국 15개 단지의 경쟁률은 평균 13.8대1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1순위 경쟁률 20.5대1, 9월 23대1 보다 다소 하락했다. 9곳은 1순위에서 마감했으나 6곳은 미달이 발생했다.



'11·3 대책'의 규제 지역으로 포함된 서울의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날 서울 5개 사업장의 경쟁률은 평균 12대1로 올해 서울의 평균 1순위 경쟁률 24.3대1의 절반 수준이었다.

서울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청약을 진행한 사업장 35곳 중에 32곳이 1순위에서 마감될 정도로 인기 지역이었다. 3개 단지가 분양된 지난 7월에는 평균 67.7대1을 기록,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 된 2007년 이후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강남권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을 넘어가고 분양권에 수천만~수억원의 웃돈이 붙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지난달 3일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맞춤형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강남4구는 입주할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그 외 서울 지역은 기존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전매제한 기간이 늘어났다. 1순위 자격도 △세대주가 아닌 자 △2주택 이상 보유자 △5년 이내 다른 주택 당첨자 등은 제외하는 등 요건이 강화됐다.

@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이너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세 자릿수를 넘나들던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서대문구 연희동의 '연희파크 푸르지오'는 263가구 모집에 1138명이 지원해 평균 4.3대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112㎡는 33가구 모집에 18명만 청약해 15가구가 미달됐다.

관악구 봉천동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와 성북구 석관동의 '래미안 아트리치'는 1순위 마감을 하긴 했지만 경쟁률은 각각 6대1, 5대1을 기록했다. 유일한 강남권 사업장인 송파구 풍납동의 '잠실올림픽 아이파크'는 34.5대1로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최근 분양한 강남권의 다른 단지들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지방은 미달이 속출했다. 지방 7개 사업장 가운데 1순위 마감은 4곳 뿐이었다. 미달이 발생한 사업장 3곳은 모두 경남이었다. 의령군의 '의령 신우 희가로'는 322가구 모집에 단 5명만 청약했고 양산시 '유탑유블레스 하늘리에'(0.75대1), 사천시 '대화 파크리네르'(0.35대1)도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11·3 대책'으로 1순위 자격자가 줄면서 경쟁률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등 규제 대상 지역에 당첨된 사람은 1~5년 동안 재당첨을 금지하는 조치로 수요자들이 청약에 신중해 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날 여러곳에서 청약이 진행돼 수요자가 분산된 것도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1순위 자격자가 줄고 수요자가 분산된 것 등을 고려하면 이날 경쟁률이 다소 하락했더라도 선방한 결과라고 본다"며 "잔금대출 분할상환이 적용되는 내년에는 경쟁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이어 "청약자 대부분이 실수요자일 것이기 때문에 경쟁률은 떨어졌더라도 계약률은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며 "앞으로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시장에서도 분양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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