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만나더니…' 위기에서 부활한 첨단中企들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6.1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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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반도체·엘컴텍·아이에이 등 최대주주 바뀐 후 '환골탈태'…주력사업도 과감히 전환

#국내 반도체 후공정분야에서 하나마이크론과 함께 오랜 기간 양대 기업으로 군림했던 SFA반도체 (5,530원 ▲110 +2.03%)(옛 STS반도체통신).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해 법정관리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수익성 악화와 함께 코아로직 등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 등이 주요인이었다.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에스에프에이 (27,650원 ▼50 -0.18%)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에스에프에이는 지난해 9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등을 포함해 총 1334억원을 SFA반도체에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스에프에이는 이후 600억원을 SFA반도체에 추가로 지원했다. 자금수혈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난 SFA반도체는 이후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157억원)와 올해 1분기(-39억원) 적자에서 2분기(2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61억원)에는 이익 폭이 더 늘었다. 또 3분기에 1142억원 매출액을 올리며 올 들어 처음 분기 1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SFA반도체 관계자는 "뼈를 깎는 원가절감 및 내부조직 효율화 노력을 통해 매 분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위기에 내몰렸던 첨단업종 강소기업들이 새주인을 만난 이후 경영정상화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SFA반도체를 비롯해 엘컴텍(옛 한성엘컴텍), 아이에이(옛 씨앤에스) 등이 그 주인공.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후 원가절감 등 자구책과 함께 신사업추진 등을 통해 흑자전환 등 실적개선을 일궈내고 있다. 회사명도 바꾸면서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부품업체 엘컴텍 (1,244원 ▼14 -1.11%)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36억원보다 75% 늘어난 63억원을 올렸다. 연간으로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29% 늘어난 537억원이었다.

엘컴텍은 중견 전자부품기업인 파트론 (7,780원 ▲20 +0.26%)이 2013년 9월 인수했다. 엘컴텍은 파트론에 인수된 그 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며 상장폐지 직전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파트론에 인수된 후 모바일 카메라에 들어가는 렌즈로 주력사업을 바꾸고 관련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엘컴텍은 2014년 영업이익 19억원을 올리며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발광다이오드(LED)조명 등 신사업을 더하면서 매년 매출액 증가와 함께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자동차용 반도체·전장업체인 아이에이 (280원 ▲7 +2.56%)는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무려 16년 만에 흑자(순이익 기준)를 올린 바 있다.


아이에이는 과거 모바일TV 수신을 위한 반도체 등에서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모바일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만성적자가 이어졌다. 추락하던 아이에이를 살리기 위해 '등판'한 이는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를 지낸 김동진 회장. 2010년 아이에이를 인수한 김 회장은 30년 이상 자동차 분야에서 확보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를 자동차 반도체·전장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이 회사는 현재 멀티미디어 반도체와 전장모듈 등을 현대모비스 등에 활발히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종전 사업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혹은 개인)을 만나 사업구조를 바꾸고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상화된 사례"라며 "건전한 M&A(인수합병)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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