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신부. /사진=김지훈 기자
그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1970년대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면서 두 차례 투옥된 함세웅 신부(74·아우구스티노·사진)다. 그가 창립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유신 체제에 저항한 핵심 단체다. 그런 그가 박근혜 대통령이 진심으로 뉘우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기도한다는 얘기다.
“구원이란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침묵하셨을 거 같습니다. 다만 저는, 그들이 공동체 구성원을 향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한다면, 반성하고 잘못을 고백한다면 하느님도 구원의 문을 열어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는 함세웅 신부가 24일 연구소가 개최한 '라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들'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민족문제연구소
함 신부는 마태오복음 10장 26절을 인용했다.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척결하고, 김재규가 박 전 대통령을 제거한 그 날을 떠오르게 합니다. ‘감춰진 것은 알려지게 마련이고, 비밀은 드러나게 마련이다’는 이 구절이지요. 예수님께서 2천여 년 전 제자들에게 어떠한 경우에든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한 말씀입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민족문제연구소는 서울시와 함께 최근 중구 시민청에서 ‘라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들’ 전을 개막했다. 친일 청산이 제대로 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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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파리 국립기록보존소의 소장 자료를 중심으로 나치 점령기 프랑스에서 협력했던 이들의 반역, 반인도적인 범죄 행위를 다룬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내년 8월 개관을 목표로 식민지역사박물관 후원도 받고 있다. 일제의 침략과 수탈, 강제동원 기록 등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과거사청산을 위한 시민운동 역사를 보전하기 위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