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산골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귀농·귀촌 강사, 전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인호씨(53)는 자칭 전원생활 '전도사'이자 '환상파괴자'이다./ 사진=김기범 기자
22년 동안의 기자생활. 매일 이어지는 술자리에 건강은 악화됐고, 밤길에 귀가하다 퍽치기를 당한 적도 있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아내가 귀농을 제안해왔다. "이제 내려놔야할 것 같았어요." 바쁜 도시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던 22년차 경제지 기자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찾아 농촌으로 향했다.
강원도 홍천군 산골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귀농·귀촌 강사, 전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인호씨(53)는 자칭 전원생활 '전도사'이자 '환상파괴자'이다. "경제적 성공과 행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간 모두 놓칠 수 있어요. 제 실질 소득이 기자 생활할 때보다 4분의 1로 줄었어요. 하지만 스트레스는 10분의 1로 줄었죠. 가족 모두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미디어에 소개되는 '억대 농부' 이야기에 솔깃해서 농촌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 농가 중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가구는 2.7% 밖에 안 됩니다. 5000만원 이상 올리는 가구도 7.8% 뿐이에요. 평균적으로 소득은 매출의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입니다. 농업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도시에서 성공하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힘든 일이에요."
◆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한 '村테크' 5계명
"입지선정은 신중히 해야 합니다. 마음에 드는 터가 있더라도 바로 사지 말고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지켜봐야 하죠. 지리적 조건뿐만 아니라 교통망, 자연재해, 주변 환경 등도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요즘 농촌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 위주의 흐름이기 때문에 생활하기에 좋은 땅을 사면 투자가치도 덤으로 따라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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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시접근성
전원의 쾌적함을 갖췄다는 전제 하에 서울 및 수도권 접근성 2시간 이내인 편리한 교통망을 갖춘 지역이 좋다. 귀농·귀촌 열풍이 시들어도 역세권의 인기는 시들지 않는다.
2. 살기 좋은 자연 환경
보기 좋은 터가 아닌 살기 좋은 터를 선택해야 한다. 지진, 홍수, 폭설 등 자연 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곳은 피해야 한다. 공기의 질, 겨울 일조량 등도 고려해야 할 조건이다.
3. 지역적 가치
개별 땅의 입지 조건에만 집착하지 말고 주위를 둘러봐야 한다. 내가 들어서려는 터에 형성된 마을, 시군의 자연 조건과 문화·편의시설 등 지역적 가치를 살펴야 한다.
4. 사계절 지켜본 후 판단해야
관심 가는 터가 생겨도 너무 서두르지 마라.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지켜봐야 한다. 특히 낙엽이 다 진 겨울에 가서 땅의 '민낯'을 봐야 한다. 답사는 살기 가장 힘든 계절과 시간에 가야 한다.
5. 잠재력을 보라
개선하면 좋아질 잠재력이 있는 터를 찾아라. 국유림, 국유하천 등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는 땅이 '덤'으로 있는 곳이면 더 좋다.